이날 법사위에 상정된 종합부동산세 인상안 등 부동산 관련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법안 등으로 여야가 충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미래통합당이 최숙현법 강행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퇴장한 탓에 부동산 법안과 공수처 후속법안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싱겁게 처리했다.
'최숙현법'은 고(故) 최숙현 선수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간 체육계 폭행 등을 근절하고자 성폭력 등 폭력 체육지도자의 자격정지기간을 기존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 스포츠윤리센터를 발족해 폭행사건 등을 심도 있게 조사하도록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다. 그러나 통합당은 민간단체인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권한을 갖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여야 합의로 처리한 법안을 법사위가 변경하는 것은 법사위에 주어진 체계자구심사권한을 넘어선 월권이라고 반대했다.
통합당은 여야 이견이 있으니 법안2소위원회로 회부해 추가 심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대체토론에 이어 찬반토론과 표결 등의 절차를 밟으려 하자 찬반토론 직전 법사위장을 단체로 나갔다. 법사위 통합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회의장 퇴장 이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최숙현법'이 문체위에서 여야 합의로 넘어온 법안이라고 주장하는데 문체위 전체회의 속기록을 보면 민주당이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문제 제기를 하는 통합당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의결했다"면서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숫자로 밀어붙이면 답이 없다"고 분개했다.
반면 민주당은 통합당이 토론조차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통합당 의원들이 퇴장하자 "찬반토론을 하자고 하니 통합당이 토론을 거부하고 나갔다. 토론을 하자고 하면 퇴장해버리는 야당의 이런 모습에 국회와 법사위의 앞날이 걱정된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단독으로 최숙현법을 가결한 뒤 공수처 후속법안과 부동산대책 후속법안 등을 모두 단독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4일 예정돼 있는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본회의에서 부동산 법안 등이 모두 통과되면 다주택자 취득세율은 1~4%에서 8~12%로, 종부세율은 0.6~3.2%에서 최대 6%로, 양도세율은 최고 62%에서 72%로 오르게 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통합당 법사위원들이 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숙현법을 소위에 회부해 심사할 것을 요구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