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이어 국내 최대 KT와 전략적 제휴
유료방송 가입자 52.85% 잠재고객 흡수 독보적
"KT 글로벌 OTT 공룡기업에 플랫폼 쉽게 내줘"
유료방송 가입자 52.85% 잠재고객 흡수 독보적
"KT 글로벌 OTT 공룡기업에 플랫폼 쉽게 내줘"
글로벌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가 국내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인 KT와 전략적 제휴로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시장잠식을 본격화 한다. 넷플릭스는 이미 국내 유료방송 2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와 제휴를 맺은데 이어 IPTV, 케이블TV 방송사를 통해 가입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가 이번에 850만 IPTV 가입자를 보유한 KT와 제휴선을 넓히면서 국내 OTT 시장에서 독점적인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당장, KT와 넷플릭스 간 제휴로, 국내 유료방송(IPTV+케이블TV) 가입자 중 절반이 넘는 52.85%가 넷플릭스의 잠재 고객으로 흡수될 전망이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의 유료방송 플랫폼이 넷플릭스에 너무 쉽게 길을 터 줘, 콘텐츠 생태계의 종속화를 더 부추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KT, 850만 IPTV 가입자 넷플릭스에 길 터줘= KT와 넷플릭스간 제휴로 당장, 850만 IPTV가입자가 넷플릭스의 잠재적인 고객층으로 전환되게 됐다. KT로서는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시장에서 큰손으로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선택폭을 확대하고 이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당장 국내 IPTV 사업자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독점적 제휴를 맺어온 LG유플러스는 '언택트 시대' 넷플릭스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1분기 자사 IPTV 누적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459만7000명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효과로 반사 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는데 반해, 경쟁사인 KT와 SK브로드밴드는 성장이 더딘 상황이었다.
KT는 넷플릭스와의 제휴에 앞서, 지난달 케이블TV 사업자인 현대HCN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에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선정돼,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서게 됐다. KT 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에 성공할 경우, KT그룹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5%를 넘기면서, LG유플러스, SK텔레콤 계열과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이게 된다.
◇넷플릭스, 독과점 심화 현실화되나… "국산 OTT 산업활성화, 역행?"= KT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국내 미디어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게 됐지만, 국민기업 KT가 국산 콘텐츠 육성 보다 글로벌 OTT 공룡기업에 유료방송 플랫폼을 너무 쉽게 내줬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내 OTT 시장에서는 넷플릭스와 함께 지상파+SK텔레콤 연합인 '웨이브', CJ ENM+JTBC 연합인 '티빙'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KT가 사실상 넷플릭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넷플릭스의 독점구도를 더 굳혀줬다는 것이다.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국내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OTT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OTT 국내 순 이용자는 넷플릭스가 637만 (36.8%)으로, 이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웨이브 346만 (20.0%), CJENM의 티빙 254만 (14.7%)을 합친 숫자보다 더 크다. 넷플릭스의 성장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KT, LG유플러스 등 유료방송사들이 초고속망을 열어주면서 더 빠른 속도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실제 '반 넷플릭스' 노선을 걷고 있는 SK텔레콤 등은 오히려 국내 IPTV 업체로부터 배제되면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는 국산 OTT 산업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무색하게 하듯 KT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선언하면서,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면서 "정작 국내 미디어 업계는 KT와 넷플릭스간 제휴가 미칠 파장과 독점력 강화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KT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선언하면서, KT가 자체 OTT 사업으로 역점을 둬 온 '시즌'도 추진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는 이번 제휴와 관련,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큰 논란이 된 바 있는 망 사용료 규정 등을 준수하고, 서비스 안정화 노력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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