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자금 유망벤처 투자 길 활짝… 한국판 `구글벤처스` 기대감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금산분리 25년만 제한적 완화
하반기 대대적 소비쿠폰 발급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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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자금 유망벤처 투자 길 활짝… 한국판 `구글벤처스` 기대감
홍남기,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 발언.

연합뉴스


정부가 일반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 캐피탈(CVC) 보유를 허용키로 했다. 1995년 은행법을 통해 시행된 금산분리 원칙을 25년 만에 제한적으로나마 완화키로 한 것이다. 대기업이 CVC를 소유하고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한국형 구글벤처스'가 나올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한적 보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주요 선진국들은 대기업의 CVC 소유를 허용하고 있다"며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구글벤처스'는 우버 등 다수의 투자 성공사례를 창출하는 등 CVC는 글로벌 트렌드"라고 말했다.

◇대기업 지주사 CVC 보유 허용= 그간 정부는 금융·산업간 상호 소유하거나 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해왔다. 타인 자본으로 지배력을 늘리거나 금융기관이 기업의 사금고처럼 쓰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대기업 지주사들은 해외 법인이나 계열사를 통해 CVC를 운용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날 정부는 대기업이 벤처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일반 지주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연내 개정키로 했다. 대기업이 발전 가능성 높은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주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트인 셈이다.

다만 정부는 일반 지주사가 보유한 CVC의 업무 범위와 외부자금 조달 비율, 투자처 등은 제한했다. 구체적으로 일반지주회사는 지분을 100% 보유한 완전자회사 형태로만 CVC를 설립할 수 있다. 지분을 일부만 가진 자회사나 손자회사 등으로는 설립할 수 없다는 얘기다. CVC 차입 규모도 벤처지주회사 수준인 자기자본의 200%로 제한했다. 이는 기존 창업투자사(1000%)나 신기술사업금융업자(900%)보다 큰 폭으로 축소된 수치다.

CVC의 업무 범위도 '투자'로만 한정하고, 융자 등 다른 금융업은 금지했다. CVC는 투자도 총수일가 지분보유 기업, 계열사,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회사로는 할 수 없다. 해외 투자는 CVC 총자산의 20%로 제한하고, 창투사·신기사 등 설립 형태별 현행 투자 의무도 모두 동일하게 적용했다.

CVC의 펀드 출자는 허용하되, 총수일가나 계열사 중 금융회사로의 출자는 금지했다. 또 외부자금 출자도 펀드 조성액의 최대 40%로 제한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금산분리 완화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외부자금 조달 비율을 신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시행령을 통한 조정 가능성을 남겼다.

◇소비쿠폰으로 "1조원 소비 촉진"=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하반기 소비·지역경제 활성화 대책도 논의했다. 숙박, 관광, 공연, 영화, 전시, 체육, 외식, 농수산물 등 8대 분야 소비쿠폰을 지급해 180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1조원 대 소비촉진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테면 숙박 쿠폰은 온라인 예약 시 3~4만원 할인해 제공하거나, 관광 쿠폰은 공모로 선정된 국내여행 조기예약 할인상품을 선결제할 때 30%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농수산물을 살 때 20%(최대1만원) 할인해주거나, 주말 외식업소를 5회(회당 2만원 이상) 이용하면 다음 번 외식 때 1만원을 환급해주는 식이다. 쿠폰은 7월 말부터 지급하되, 내달 임시공휴일(17일)을 전후해 대대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 정부는 지역산업·지역인재·지역상생의 3대 축으로 지방 10개 혁신도시의 내실화를 도모하는 '공공기관 선도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기업, 대학 등 지역사회와 주민, 지방자치단체 간 지역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혁신도시가 지역균형발전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전 공공기관 주도 하 지자체와 관계부처 등과 협력해 각 혁신도시별 특성에 맞는 10대 협업과제를 추가로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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