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이통장비 도입한 LGU+
美트럼프 행정부, 퇴출요구 촉각
대기업·금융사·기관 등 통신망도
화웨이 장비 직간접적으로 사용
"제거땐 통신망 블랙아웃" 경고도
美트럼프 행정부, 퇴출요구 촉각
대기업·금융사·기관 등 통신망도
화웨이 장비 직간접적으로 사용
"제거땐 통신망 블랙아웃" 경고도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SK텔레콤과 KT를 깨끗한 업체라고 공식석상에서 언급했다. 이어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부차관보도 뉴욕포린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화상 브리핑 회의를 통해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경우, 미국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를 심각한 안보 사안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화웨이 퇴출 논란
미중 갈등의 불똥이 우리 통신업계로 튀고 있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의 IT업체 '화웨이'의 국제사회 퇴출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유럽은 미국의 이 같은 주장에 일정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홍콩 사태를 정점으로 그 태도가 달라지면서 중국 라인과 미국 라인의 경계도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정부가 2027년까지 화웨이 통신 장비 철거를 전격 결정하면서, 화웨이 퇴진 논란이 전 세계 통신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국제 정치의 미묘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우리 통신업계에도 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주요 관료들이 우리 통신업계에 대해 공식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 주요 동맹국에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인 화웨이의 장비를 채택하지 말고, 기존 장비도 모두 걷어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안보 동맹국으로서도 미국이 중요하지만, 국제 IT 시장에서 미국의 입김을 무시하기 힘들다. 국내 이통사들 모두 "외교 문제까지 얽혀 있는 만큼, 화웨이 장비의 사용 여부를 떠나 입장을 밝히기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화웨이 퇴출 문제가 정치·외교적 문제로 치닫고 있는 만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뿐만 아니라 외교부 역시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국내 통신사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4G LTE 및 5G 이통장비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통신사들도 이통장비는 타사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화웨이의 유선망 장비를 사용 중인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미 당국의 화웨이 퇴출 압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사 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금융사, 기관들도 내부 통신망 장비로 화웨이 장비를 직간접적으로 사용 중이어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들어 미중 갈등의 불똥이 화웨이의 이통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로 향하면서 국내 통신 업계의 부담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5G 기지국 장비에 대해 국제 보안 CC(Common Criteria) EAL4+인증을 최종 획득했음에도 화웨이의 기술이 중국 공산당의 감시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시각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 화웨이는 국제 보안인증 획득으로, 국제적으로 5G 무선망 장비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선언했지만, 미중 갈등이 무역분쟁에서 정치적 대결로 확전되면서 화웨이 퇴출 공방은 더 심화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화웨이 퇴출 논란과 관련해 철저히 말을 아끼면서도, 만일 미국행정부의 요구대로 화웨이 장비를 철거할 할 경우, 이통장비는 물론 기간망 장비에 걸쳐 수조원대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화웨이 장비 퇴출에 따른 비용부담은 이미 화웨이 퇴출을 선언한 영국에서도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이 지난 14일 하원에 출석해 화웨이 장비 제거에 약 20억파운드(약 3조 853억)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워드 왓슨 B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정부의 화웨이 배제 방침에 "5G 전국망은 물론 2G, 3G, 4G 고객들에 블랙아웃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극단적인 상황을 경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2년까지 5G 전국망 구축을 발표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화웨이 기지국 장비를 교체할 경우, 그만큼 5G 전국망 구축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동통신 3사는 정부 요청에 따라 2022년까지 유무선 통신인프라 구축에 약 24조5000억원~25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한 바 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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