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19가 무서운 이유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  
  • 입력: 2020-07-23 18:54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19가 무서운 이유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그동안 인류는 많은 감염병으로 고통받기는 했으나 코로나19의 충격은 과거 흑사병, 스페인 독감에 버금가고 있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사스, 메르스는 비교적 잘 극복했는데 왜 이번 코로나19는 이토록 유별난가. 바이러스는 숙주(살아있는 세포)에 기생해야만 살 수 있으므로 감염된 숙주, 즉 인간이 사망하면 바이러스 역시 죽게 된다. 예를 들어 한 때 엄청난 공포를 일으켰던 에볼라 바이러스는 너무 치사율이 높아 살아남은 극소수의 사람을 통해서만 전파되었기에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우리나라의 경우 치사율은 2% 조금 넘는 수준인데 비해 전파력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환자 한 사람이 감염시키는 사람수를 의미하는 R값이 우리나라에서는 2월 18일에서 2월 28일까지 3.53으로 매우 높았다가 사회적 격리가 잘 이뤄진 3월 14일부터 4월 29일까지는 0.45로 낮아졌다. 그러나 생활 방역 전환 이후인 4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는 1.79로 다시 증가하여 불안을 증가시키고 있다. 따라서 전파력이 높아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만 유지하면 환자 발생을 10분의 1로 낮출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무증상 환자를 포함한 모든 환자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감염 숫자는 이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다만 같은 기준으로 조사했기에 감염력 변화의 추세는 비교적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격리 조치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사회 활동이 조금씩 이뤄지게 된 점은 사회·경제적 면에서 다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여도 방역이라는 면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매우 크다.

특히 국내에서 코로나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의 모임인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서는 무증상 감염자의 수가 파악된 환자의 10배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10만명이 훨씬 넘는다는 의미이다. 이들 중에서 현재 앓고 있으면서 전파력이 큰 시기인 환자의 비율은 높지 않지만 10만명이 훨씬 넘는 무증상 환자의 숫자를 감안하면 코로나19를 전파시킬 수 있는 환자의 수 역시 무시 못할 수준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 조사에 의하면 무증상 환자의 전파력이 결코 낮지 않다고 한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19가 무서운 이유


즉 메르스의 경우 증상이 있는 환자만 조심하면 되었지만 코로나19는 누구를 상대로 조심해야 될지 조차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심지어 18세 미만의 무증상자의 경우 감염 2, 3주에 분변을 통한 바이러스 배출량이 매우 많아 화장실 감염이 가능할 수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마스크 외에 화장실 위생도 신경 써야 한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활동력이 높고 증상이 없는 젊은 층이 먼저 감염이 되어 고령의 가족에게 옮겨줄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나라 K방역이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유 중에 하나는 환자가 한 명 발생하면 그 경로를 추적하여 추가 환자를 찾아내는 시스템의 탁월함이었다. 그러나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감염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어 통제 가능한 5%를 넘은 지는 이미 오래 전이고, 진단이 안되고 있는 무증상자까지 포함하면 통제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새로운 질환이다 보니 코로나에 대한 지식이 제한되어 있다는 문제도 있다. 일반적으로 의학계에서는 같은 내용을 다룬 수백 편의 논문들이 같은 결론을 내려야 가능성을 인정하게 되는데, 지금은 한 두 편의 논문만 나와도 화제가 되었다가 사라지고, 반대로 생각 못했던 내용이 밝혀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무증상자 감염의 경우 흔한 일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코로나19를 앓은 환자의 항체가 소멸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보고되다가 최근에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에 의하면 감염 3주 만에 항체가 피크를 이루고 3개월 만에 소실된다는 보고까지 나왔다. 따라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백신의 경우 다행히 항체는 잘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속기간에 대해서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