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착용형 보행보조시스템
특정동작 넘어 일상생활 가능
특정동작 넘어 일상생활 가능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로 근육과 관절을 제어해 고령인이나 장애인의 재활 및 보행 장애를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 걷기, 계단 오르기 등 특정 동작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신체 활동에 적용할 수 있어 재활과 근육 강화를 위한 헬스케어나 홈 트레이닝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쓰일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근육에서 발생하는 근활성 신호에 전기 자극을 줘 착용자가 원하는 대로 관절을 움직이게 도와 주는 '착용형 보행보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우리 몸의 근육은 적은 양의 전류를 흘려 보내도 수축하는 데, 저주파 자극기, 물리 치료기 등이 이런 원리를 적용한 제품들이다. 기존 전기 자극을 이용한 근육 강화 및 근수축 방식은 정해진 프로그래밍 대로 작동하기 때문에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반복된 동작만 가능하다.
연구팀은 사용자가 움직일 때 근육에서 발생하는 신호에서 관절 방향과 동작 세기 등을 파악해 전기 자극으로 근육 수축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근육 신호를 통해 사람의 동작 의도를 감지한 뒤, 그에 맞는 전기 신호를 보내 정밀하면서 자연스러운 보행을 돕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삼육대와 함께 실제 고령인을 대상으로 근육 8곳에 시스템을 부착한 뒤, 2년에 걸쳐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신체기능평가 점수(SPPB)'가 처음보다 평균 5.9% 상승했다. 계단 오르기의 경우 활동에 필요한 대사 에너지가 8.3% 정도 감소했고, 평지 보행에서는 보행 속도가 13.2% 빨라지는 등 보행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이 시스템은 가로 17㎝, 세로 6㎝ 크기의 패치와 센서, 전기자극 모듈,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배터리를 포함한 무게가 950g으로, 매우 가볍고 패치도 크지 않아 착용에 부담이 없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신형철 ETRI 휴먼증강연구실장은 "앞으로 모듈 경량화와 함께 인공근육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며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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