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0년 6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외화예금·달러화예금 2017년 12월 최고치 경신
개인 달러매입 12.1억불, 역대 두번째
원화환율 1200원 이하에서 매수세 집중
거주자 외화예금과 달러화예금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증권회사 등 법인의 외화예금 증가로 급증했던 외화예금이 이번에는 개인의 달러 사재기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개인의 달러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외화예금과 달러화예금은 지난 2017년 12월의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인의 달러화 예금 증가 규모는 역대 두번째에 이른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6월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845.3억달러로 전월 대비 36.1억달러 늘어났다. 2017년 12월의 830.3억달러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달러화예금도 2017년의 12월의 707.9억달러를 단숨에 뛰어넘었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예금 증가가 눈길을 끈다. 달러화예금은 6월말 현재 734.6억달러로 전월 대비 35.4억달러나 늘어났다. 엔화예금도 45.2억달러로 5.3억달러 증가했다. 유로화예금은 5.3억달러 감소한 36.1억달러다.
예금 주체별로는 기업예금 671.3억달러, 개인예금 174.0억달러로 각각 21.9억달러, 14.2억달러 늘어났다. 주목할 부분은 개인의 달러화 예금이다.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6월 154.7억달러로 전월 대비 12.1억달러나 늘었다. 이는 2017년 11월의 22.8억달러 이후 두번째로 많다.
달러화예금 증가는 일반기업의 결제대금 일시 예치와 개인의 현물환 순매수에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엔화예금은 원/100엔 환율이 5월말 1155.37원에서 6월말 1116.53원으로 하락하면서 현물환 순매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됐다. 유로화예금은 일부 기업과 비은행금융기관의 일시 예치 자금 인출 등으로 감소했다.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김자영 과장은 "6월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요구불예금을 통해 개인의 현물환 순매수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초 시가 1192.2원을 기록하고 6월26~30일 사이에는 장중 저가가 1197.8~1195.4원을 기록하는 등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지난 3월 거주자 외화예금이 67.8억달러 급증했을 당시와 비교된다. 당시에도 달러화예금이 크게 늘어났지만 증가분의 대부분은 기업의 달러화 예치였다. 3월 달러화예금 증가 규모는 59.2억달러로 기업의 달러화예금이 57억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달러화예금 증가의 주된 변수는 증권회사의 해외 주가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추가 증거금 납부에 따른 외화예금이었다. 개인의 달러화예금은 2.2억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6월 달러화예금 증가분 35.4억달러 가운데 34%(12.1억달러)가 개인의 외화정기예금이다. 기업의 외화예금이 결제대금 예치 등 상업적 성격이라면 개인의 외화예금은 환율 변동에 따른 투자 성격이 짙다. 향후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서는 개인의 환손실 가능성도 우려된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