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23일 이사회서 중간배당 여부 결정
은행권 "중간배당 포기 쉽지않아, 배당금액 낮춰 강행"
"라임운용 무역금융펀드 조정 추가검토 필요"
[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은행권 배당의 '바로미터'인 하나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도 중간배당에 나설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하나금융은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금융지주사로 은행권의 연말 배당 성향 및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 여부를 결정한다.
하나금융은 2005년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중간배당을 해 왔다. 최근 4년간 2016년 1주당 250원(총배당액 약 740억원), 2017년 300원(888억원), 2018년 400원(1200억원), 2019년 500원(1499억원)으로 배당금도 매년 늘려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정, 실물경제 위축 등으로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를 권고하면서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4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금융권에 배당을 자제하고 위험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을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는 만큼 내부 유보금 확대 등 손실 흡수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65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2분기 컨센서스는 617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어 배당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금융은 금감원이 배당 자제를 권고한 만큼 배당 실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중간배당이 무산되면 주주들의 반발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하나금융이 중간배당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중간배당 관례는 지키면서 배당 금액을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중간배당 결정 여부에 따라 다른 금융지주사의 연말 결산배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어 은행권의 연말 배당을 가늠할 수 있다"며 "하나금융의 중간배당 여부와 성향에 따라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권고한 라임자산운용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의 원금전액 반환 결정에 대한 답변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분조위의 결정을 수락할 경우 조정이 성립되고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되는 만큼 분조위 결과 수락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결정 기한을 다음 이사회 일정까지 연기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