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인도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를 서서히 벗어나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 실적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모두 신차 출시가 예고돼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공장 판매실적이 지난달 2만1320대, 기아차는 9768대로 전월보다 67.7%, 53.5% 각각 증가했다. 지난 3월과 비교하면 현대차가 81.1%, 기아차는 87.5% 수준의 회복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 전인 2월에 비해서는 아직 반토막 수준이지만 빠른 정상화를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인도 시장은 3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화됐고 4월에는 전면 락다운(이동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4월 자동차 시장은 사실상 중단돼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의 영업이 멈췄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356만대로 인도 시장 부진 여파에 전년보다 48.6%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인도 정부가 완화된 봉쇄조치인 언락다운(unlockdown) 시행에 들어가면서 현지 상황도 나아지기 시작했다. 실적과 함께 공장들도 대부분 정상 가동되고 있어 하반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신차 출시를 예고한 상태여서 기대감은 더해진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투싼은 올해 현지 공장 판매 실적이 100대 미만에 그쳤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모델에는 커넥티드 서비스인 블루링크가 탑재되는 등 상품성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해외 전략 SUV 모델인 크레다의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기아차는 지난 2월 인도 델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소형 SUV 쏘넷을 다음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현대차 베뉴(QX)와 셀토스 등 소형 SUV의 인기가 높다는 점에서 쏘넷에 거는 기대감도 나쁘지 않다. 기아차는 인도에서 올 2월 선보인 카니발까지 2개 차종을 판매 중인데 조만간 3개 차종으로 라인업이 확대될 예정이다.
인도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중요 시장 중 하나다. 현대차 인도법인(HMI)은 작년 42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해외 법인 중 최고 실적을 냈다. 올 1분기 순이익은 8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2% 감소하는 등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중장기적 성장세는 충분하다.
기아차의 경우 올 1분기 인도법인(KMI)이 2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지만 성장세를 가파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신차를 중심으로 한 현지 마케팅 등을 통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