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예·적금금리가 줄줄이 인하된 가운데 또다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려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극복 차원의 추가 인하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16일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금통위를 개최한다. 앞서 금통위는 3월 16일 '빅컷'(1.25%→0.75%)에 이어 5월 28일 0.25%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금융시장이 특별히 불안하지 않고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까지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서울과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 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은이 부동산을 보고 통화 정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정책으로 금융 안정에 부담을 주는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경제 상황만 본다면 추가로 금리 인하는 이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에 따른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봤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면서도 금통위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등을 필두로 한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방어를 위해 주요 수신상품의 금리를 조정해 왔다.
현재 주요 은행의 1년 만기 주력 예금 상품의 이자는 이미 1%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여기에 급여·자동이체, 첫 거래 고객 등 우대조건을 합쳐도 받을 수 있는 금리는 연 1.1∼1.2%에 그친다.
예·적금 금리 인하에 따라 고객의 이탈도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14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9조8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4월 1조2000억원 빠진 데 이어 5월 3조3000억원 이탈해 석 달 새 모두 14조3000억원 줄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46%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NIM은 1.56%로 전년 동기보다 0.15%포인트 줄었으며, 신한은행(0.2%포인트), 하나은행(0.16%포인트), 우리은행(0.14%포인트)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빅컷에 이어 추가 인하를 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을 예상하지만 인하 역시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금통위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