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박원순 고소인 측 기자회견…"사건의 실체 정확히 밝히는 것, 피해자 인권 회복의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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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여비서 측이 13일 기자회견에서 "고소 당일, 피 고소인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피해자가 온·오프라인에서 2차 피해 겪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해자 에 대한 비난이 많은 상황에서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피해자 인권 회복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고소인 측은 "피 고소인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본 사건의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직장인 서울시는 규정에 의해 사건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고소인은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며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지르고 싶었고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다. 용서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기자회견은 고소인측 지원단체의 발언과 경과를 말씀 드리고 피해자가 작성한 글을 낭독한 뒤 질의응답을 받으려고 한다. 총 40분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많은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희생을 딛고 성폭력 해결 문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수많은 쟁점이 있었고 사회적인 인식 나아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사회되는 것이다. 연장선에서 죽음으로 사건이 무마 되거나 피해사실 말하기를 금지하는 것은 안 된다. 피해자 존재하는 사건이다. 이자리에 어렵게 용기를 낸 피해자의 목소리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왜곡·곡해 없이 보도해주길 바란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피해자의 용기에 온마음을 다해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저희가 이 사건을 지원하게 된 배경을 말씀드리겠다. 본 사건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해 발생한 비서에 대한 성추행 사건으로 4년 동안 지속됐다. 피해자가 오랜 고민 끝에 지난 7월 8일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를 했다. 한국 여성의 전화, 성폭력상담소는 고소 직후 피해자와 변호인을 만났다. 접한 피해 사실은 비서가 시장에 대해 절대적으로 거부나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무 외 퇴근 시간대에 권력·위력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곧바로 고소를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라는 답변이 왔고 (비서가)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라며 피해를 사소화해, 더이상 피해가 있다는 말조차 못했다'. 피해자는 부서 변경을 요청했으나 시장이 이를 승인 하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박 전 시장은 본인의 속옷차림 사진을 전송하고, 비밀 텔레그램 방을 개설할 것을 요구하고, 음란한 문자를 발송하는 등 점점 수위는 심각해졌고, 심지어 부서 변동이 이뤄진 이후에도 개인적 연락이 지속됐다. 무엇보다 인구 1000만의 대도시인 서울시장이 갖는 엄청난 위력속에서 어떠한 거부나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

"성폭력 피해자를 의료적·법적·심리적으로 지원하고 우리 사회의 성문화를 바꾸며 여성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 만들어가고자 활동하는 우리 2개 단체는 이 사건을 접하고 피해자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사건이 형사·사법 절차상 재판을 거쳐 가해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고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게 지원하고자 했다. 그러나 고소 당일, 피고소인에게 모종의 경로로 수사 상황이 전달됐고 피 고소인의 극단적 선택으로 온오프라인에서 2차 피해 겪는 등 고통 겪고 있다. 이 사건은 전형적인 직장내 성추행 사건이므로 피고소인 망인이 돼 공소권 없음으로 형사·고소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 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결코 진상 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박 전 시장은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온 사회적 리더였다. 그럼에도 그 또한 여성 노동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성희롱·성추행을 가했다. 서울대 교수 성희롱 사건 이후 성희롱 예방 법제화가 이뤄졌고 그 또한 직장내 성폭력 교육을 이수해온듯했지만 본인 스스로는 가해 행위에 대한 성찰을 멈추지도 않았다. 더욱이 미투 운동 사건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을 가장 가까이 봤고,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안이 누구보다 자신에게 해당한다는 점을 깨닫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멈추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성 폭력의 행위자가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심각한 사회적 논쟁을 일으켰다. 만약에 죽음을 선택한 것이 피해자에 대한 사죄의 뜻이기도 했다면 어떠한 형태로라도 피해자에게 성폭력에 대해서 사과와 책임을 진다는 뜻을 전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겨, 피해자는 이미 사과받은것이며 사건의 책임은 종결된 것이 아니냐는 일방적인 해석이 피해자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에게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 서울시장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 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목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국가 시스템을 믿고 성폭력 사실을 고소고발하겠나."

"우리는 투명하고 끈질긴 남성 중심 성문화의 실체와 구조가 무엇인지 통탄하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미투 운동 이후에 우리 한국 사회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 속에 있다. 더 이상 피해자들은 참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피해자는 말할 수 있는 사람이며 말할 권리가 있다. 앞으로 피해자인데도 숨죽이며 살아갈 사람이 없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위력과 성폭력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을 통렬히 말씀드린다."



고미경(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피해자와 본 단체들은 피해자가 성추행으로 인한 이번 상처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와 안전하게 생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 사건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단체들은 고위 공직자 권력형 성범죄임이 분명함을 인지·확인했다.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할 때 국가는 신고된 사건에 대해 제대로 대응 수사 하는 과정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게 해야한다. 피해자의 인권을 회복하고 가해자는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는 분명한 국가의 책무이자 우리 사회가 만들어온 사회적 약속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한 진상을 제대로 규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피해자가 사건을 경찰에 고소했는데 고소 과정을 통해 본 사건이 정의롭게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용기를 내 고소했음에도 피고소인이 부재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피 고소인이 부재한 상황이라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비난이 많은 상황에서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피해자 인권 회복의 첫 걸음이다. 경찰에서는 고소인 조사 및 참고인 조사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조사를 토대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 서울시는 본 사건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직장이다. 서울시는 규정에 의해 사건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

"정부, 국회 정당은 인간이길 원했던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있는 행보를 위한 계획을 밝혀 주시기 바란다. 피해자가 여기있다. 함께하는 우리가 있다. 두 단체를 비롯한 여성인권단체는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고통받는 피해자와 함께하며 여성 폭력없는 평등한 세상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는 본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피해자 지원 활동을 책임있게 할 것이다. 피해자가 안전할 수 있도록 피해자 치유와 회복을 위한 보호를 할 것이다. 원하는 방향으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서울시와 정부, 정당과 국회가 책임있는 역할 할 수 있게 여러 단체가 시민들과 힘을 합쳐 행동하겠다. 다음 주에는 제대로 된 행위를 촉구하는 많은 사람과 함께 할 것이다. 피해자 메시지 수집하는 설문회에 1200명이 넘게 함께 해, 피해자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는 문의도 계속 오고 있다."



@김재련(고소인 측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

"저희 사무실에서 27일 2차 상담 끝난 하루 뒤부터 조사에 들어갔다. 사건과 관련된 증언을 말씀드리겠다. 피해자가 사용했던 핸드폰을 경찰에 임의 제출 하기 전에 사적으로 디지털포렌식을 해 일부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텔레그램으로 문자·사진 보낸 것과 관련해 피해자가 비서로 근무하는 동안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용을 친구들에게 보여줬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때 문자를 보내 본 사람들이 현존한다."

"피해자는 이런 지속적인 피해에 대해 여러 차례 피해를 호소했다.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도 보여줬고, 친한 친구와 함께 있을때 친구가 아직도 문자를 기억하고 있다. 동료 공무원도 전송받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성적 괴롭힘에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길 것을 요청하면서 언급했다. 고소와 관련해 7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접수 직후부터 그 다음날 7월 9일 오전 2시30분까지 고소인에 대한 1차 진술 조사를 마쳤다. 고소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플랫폼 등을 통한 통신 매체 위반)등 형법상 강제추행이다. 제가 제출한 증거 중 포렌식 결과에 피고소인이 피해자가 비서직 그만둔 이후 올 2월 6일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증거를 제출했다. 이것이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 초대한 내용이다. 가해자가 비서실에 근무하지 않는 피해자에게 비밀대화 요구를 할 이유는 없었다. 고소 이후 상황은 저희가 새벽 2시 30분경까지 1차 진술 조사를 마쳤는데 7월 9일 오후 부터 실종됐다. 이후 가해자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저희는 오늘(13일) 오전 피해자 온오프라인 가해 행위 추가 고소장 경찰청에 접수했다."

"범죄사실의 간략한 개요를 말하겠다.인터넷에서 피해자는 사직 한 것으로 나오는데, 당시 뿐 아니라 2020년 7월에도 공무원으로 재직중이다. 피해자가 서울시장의 비서실에서 비서직을 수행하게 된 경위에 대해 말하겠다. 피해자는 공무원으로 임용이 돼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이었는데, 어느날 오전 시청의 전화 연락을 받고 그날 오후 시장실에 면접을 보게 됐다. 비서실에서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아 시장실에서 4년여 동안 비서실 근무를 하게 됐다. 비서실에 지원한 사실이 없다. 범행 사실 관련해 시기는 비서직 수행 한 4년 이후 다른 부서로 이동한 이후에도 지속됐다. 범행이 발생한 장소는 집무실, 집무실 내 침실 등이었다. 상세한 방법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둘이 셀카를 찍자며 셀카를 촬영하곤 했다. 셀카를 촬영할때 신체적인 밀착이 있었다. 피해자의 무릎에 멍이난 것을 보고 '호해주겠다'며 무릎에 입술 접촉하기도 했다. 내실·침실로 피해자를 불러서 신체적인 접촉을 하고 아까 보여드렸듯이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초대해 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를 전송하고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하는 등 피해자를 괴롭혀왔다. 이상이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피해자가 작성한 글 대독.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련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습니다.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습니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입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합니다.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가족의 고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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