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수 독려, 자금지원 가능성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에 실패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일 진행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가 수요 예측에서 110억원의 수요만 몰렸다.
이번 조달 자금 중 1400억원은 차환 용도로 쓰이고 나머지 16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흥행에 실패하면서 인수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것을 물론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마저 자체 현금을 사용해야 해 재무 여력 위축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올 3월말 현금성자산이 6612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83.1% 증가했고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 늘었다. 코로나19에도 체력을 유지했지만 이번 자금조달 실패로 여유는 다소 사라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크게 나빠지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도 예전같이 않은 모습이다. 최근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됐지만 현대산업개발 측은 선결조건이 남아있다며 정중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좋지 못한 항공업황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 등을 감안했을 때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68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부채비율은 작년말 1387%에서 올 3월말엔 6280%로 급격히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금액은 2조원을 넘는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수가 무산될 경우 항공업 재편은 다음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현재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건도 무산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