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 칼럼] 국민은 文정권의 본심을 알고 싶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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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칼럼] 국민은 文정권의 본심을 알고 싶다
이규화 논설실장
부동산정책도 대북정책처럼 유화적이었다면 집값안정은 이미 옛일이 되었을지 모른다. 김정은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너그러우면서 왜 국민이 사는 아파트에 그토록 격앙돼 있는지. 접근방식이 바뀌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희망을 갖기도 힘들다. 이제 북에 대한 애정은 매정으로, 국민이 사는 집에 대해선 매정에서 애정으로 변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그럴 것 같지 않다.

문 대통령은 투기성 주택보유자에 대한 부담을 강화하라는 '강공'을 또 주문했다. 공급을 늘리라고도 했지만 방점은 유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강화에 찍혔다. 반면, 대북라인 인사를 보면 너무 대조적이다. 대북송금으로 실형을 살았던 박지원 전 의원을 국정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충격적이다. 김정은 정권에 '혹시'하는 기대를 심어주려는 전략인가. 의표를 찌르는 이런 '무한 애정'이 부동산정책에서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다.

집값 문제의 원인은 간단하고 분명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과도한 정부 개입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 주택정책의 목적은 보다 많은 국민이 보다 더 안락한 주거공간에서 살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문 정권의 주택정책은 집값 때려잡는데 온통 쏠려 있다. 집 구매 대기자가 줄 서있는데, 공급에 대못을 박았다.

공급 정책은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건설경기를 살려내 경기 부양효과를 일으킨다. 수요가 소화되면서 집값은 안정을 찾게 된다. 그야말로 일석다조다. 이 단순한 논리를 정부가 외면하며 내놓는 이유는 시장이 투기꾼들의 투기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투기는 수익이 기대될 때 생긴다. 수요가 감소하는데 투기를 하다가는 망한다. 정부는 시장 외적 요인인 시중 유동성을 줄이거나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면 그만이다.

이런 지적은 문 정권 사람들이 수천 번은 들었을 터다. 그런데 못한다. 공급 정책을 썼을 때 초기의 혼란을 참을 수 없어서다. 그들의 이념적 배경이 공급 보다는 수요에 편향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2번 째 부동산대책도 공급은 립서비스일 테고 부유세에 가까운 보유세율(종부세, 재산세) 인상, 최고 80%에 이르는 양도세 부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정도면 시장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다. 정책이 이성을 잃었다. 감정이 개입돼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 기미가 이미 6·17대책에서 나타났다. 2년 이상 실거주해야 재건축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요건이다. 재건축 임박 아파트는 대개 낡을대로 낡은 집이다. 거기 들어가 살라고 윽박지른다. 이건 고문이다. 거론되는 대책도 이전처럼 앞뒤 맞지 않는다. 보유세 인상은 집을 내놓으라는 말인데, 양도세 인상으로 거래를 막는다. 유예기간을 둘지 모르겠으나 상충한다. 22번 째 대책은 23번 째 대책을 낳고 또 다시 규제, 규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근저에 국민이 사는 집에 대한 '매정함'이 도사리고 있다.

이쯤해서 과연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의지와 마음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왜 확실한 해법(공급확대)을 외면하고 실패가 빤히 보이는 대책만 쏟아내는 걸까. 항간에서 말하는 것처럼, 흥청망청 쓰는 재정을 벌충하기 위해 집값 올려 세금을 왕창 거두려는 속셈인가. 아니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말했다는 '집 가진 사람들의 투표성향은 보수적'이어서 '진보적인' 집 못 가진 사람들을 계속 무주택자로 묶어두기 위해서인가.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왜 김정은 에 굴종적 자세로 일관하는지 궁금한 것처럼, 집값대책도 왜 확실한 '한방'을 기피하는지 궁금하다. 평화를 위해서라면, 연락사무소 폭파와 입에 담지 못할 막말, 협박을 평화로 본다는 말인지. 대북정책의 반의반만이라도 부동산시장에 애정을 갖고 어르고 살폈더라면 이렇게까지 악화하진 않았을 것이다. 국민들은 진정 문 대통령과 정권이 집값을 잡을 마음이 있는지 본심을 알고 싶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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