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면세점 1터미널서 철수 계기
적자경영 장기화로 여력 없어
업계 "정부 지원없인 연쇄이탈"
적자경영 장기화로 여력 없어
업계 "정부 지원없인 연쇄이탈"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SM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SM면세점의 최대주주인 하나투어의 면세사업 전면 철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하나투어의 주력 사업인 여행업이 코로나19의 최대 타격을 받은 만큼, 굳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면세업을 운영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M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의 면세점 연장 영업 제안을 거절하고 추후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공항 면세점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SM면세점은 지난 4년간 면세사업에서만 726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개선되고 있던 매출도 올 1분기에는 전년 대비 16.6% 감소했고 영업손실 역시 전년보다 5배 이상 늘어난 64억원을 기록했다.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이슈가 관광업계에 휘몰아친 때문이다.
모기업인 하나투어의 위기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 영향에 영업이익이 70% 넘게 줄었고 지난 1분기에는 275억3400만원의 적자를 기록,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냈다. 매출도 1108억원으로 반토막(-50.55%)났다.
문제는 하반기다. 7월 들어서도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를 이어가면서 하반기 역시 관광·면세사업이 회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 1위 여행업체인 하나투어 역시 생존 자체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를 계기로 면세사업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미 대기업인 한화갤러리아와 두산 등이 시내면세점을 정리하며 면세사업에서 손을 뗐고 그랜드면세점, 시티면세점 등은 공항 면세점을 포기했다. 향후 관광사업의 회복을 기대하며 SM면세점을 끌어안고 있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에서 철수하면 SM면세점이 운영하는 면세점은 2터미널 출국장과 1터미널 입국장 2곳만 남게 된다. 두 곳의 매출을 다 합해도 1터미널 출국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실제 지난 2분기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은 32만82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줄었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들도 매출이 80% 이상 급감하며 매출로 임대료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 없이는 또다른 이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김태훈 SM면세점 대표는 전날 철수 선언과 함께 "인천공항 임대료는 공항 운영에 집중하는 기업으로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정부의 임대료 지원에서도 동일 사업권에 속한 중소기업과 차등 지원돼 어려움이 커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의 임대료 지원이 폭 넓게 진행되지 않으면 연쇄 이탈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