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재정분권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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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행정안전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지방세수 증가율이 전년 대비 0.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간 평균 지방세 증가율이 6.1%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급감한 수치다. 국세 수입이 줄면서 지방교부세 총액이 1조9000억원이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방세수 확충을 위해 어느 때보다 재정분권이 절실하지만, 정부의 '2단계 재정분권'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행정안전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 지방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지방재정운영방향을 논의했다. 진영 장관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제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지방재정이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과 중소상공인들을 적기에 지원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올해 지방세수는 94조9000억원으로 전망된다. '1단계 재정분권'이 완료되면서 인상된 지방소비세분 4조원 가량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지방세수 증가액은 전년 대비 4000억원 수준이다. 증가율로 따지면 0.5%로, 2017~2019년 평균 지방세 증가율(6.1%)에 비해 대폭 하락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기업실적이 저조해 지방소득세가 9% 줄어든데다, 코로나19로 경마장·경륜장 등이 휴무하면서 레저세가 55.6%나 감소한 영향이다. 지방소비세는 세율을 10%포인트 인상했음에도 코로나19 여파로 부가가치세가 줄면서 당초 예상액(5조원)보다 1조원 가량 덜 걷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지방세수는 내년에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올해도 기업실적이 좋지 않고, 경기회복이 늦어지면 지방소비세·지방소득세 세수 감소로 이어지는 등 지역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지방세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과감한 지방재정 운용 △지역경제 회복을 뒷받침하는 지방세입 기반 마련 △고용·소비·신성장동력 창출로 지역경제 재도약 촉진 △차세대 지방재정·세제 운영시스템 혁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말 완료한 '1단계 재정분권'에 이어 '2단계 재정분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방재정의 자율성·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행안부 등 관계부처는 아직 '2단계 재정분권'의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1단계 때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해 큰 틀에서 '중앙 대 지방'의 재정분권 구조를 개편했다면 2단계에선 '지방 대 지방', 즉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간의 재정분권을 위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단계 재정분권'에 대한 기초자치단체들의 불만이 높았기 때문에 의견수렴 절차 자체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단계 논의 때 기초자치단체에서 아쉬움을 표현한 부분에 대해 2단계 협의체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각 지자체 의견을 토대로 2단계 재정분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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