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모바일업체 구매수요 위축
코로나19 재확산 등 악재 여전
코로나19 재확산 등 악재 여전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 호조에 힘입어 2분기에 8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깜짝 실적을 7일 거뒀지만, 재계 일부에서는 위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모리 호황이 하반기까지 지속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들어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재고 비축에 열을 올렸던 서버·모바일 업체들의 구매 수요가 위축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PC용 D램 거래가격 역시 지난달 들어 상승세에서 보합 또는 하락세로 바뀌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페이스북, 아마존 등 대형 IT(정보기술) 업체들이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해 하반기에 데이터센터 투자를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PC용 D램(DDR4 8Gb 기준) 고정 거래가격은 개당 3.31달러로 5개월 동안 이어진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 최근 들어 선행지표 격인 D램 현물가격 역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재고 축적을 마친 고객사들이 최근 주문을 줄이면서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 등 잇단 대외 악재들 또한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화웨이, 틱톡 규제로 서버 투자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걱정거리"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과 낸드 고정가격이 3분기에는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고가 많은 서버용 D램의 경우 3분기 고정 거래가격이 전 분기 대비 5%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PC용 D램도 5% 수준의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최근 애플이 일부 매장을 다시 닫는 등 셧다운 이슈가 재차 불거지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가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어 이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이 크고, 미중 갈등 지속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하반기 실적 호조를 장담할 수만은 없다"며 "3분기 들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전환할 지, 코로나 등으로 인해 다시 상황이 악화될 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하는 반도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깜짝실적 행진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가 2차 확산할 경우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부문 또한 실적 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을 위해서는 다음 달 공개되는 '갤럭시노트20' 등 신제품의 흥행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서버와 PC 분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모바일 수요가 증가한다면 반도체 사업에서도 수익 감소 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하반기 기대감은 스마트폰 출하량에 있다"며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는 상반기 대비 부진이 예상되는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개선되면 메모리 수요가 회복돼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 상황이 이어지자,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경영을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부회장은 대외 악재에 따른 위기를 강조하며 반도체를 비롯해 각 사업 부문의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올해 2분기에만 그는 천안 삼성SDI 사업장 방문,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현장점검, 화성 반도체연구소 미래전략 간담회, 수원 생활가전사업 경영진 간담회, 삼성디스플레이 현장점검, 천안 반도체 장비 자회사 세메스 방문 등의 일정을 숨 가쁘게 소화했다.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기 하루 전에도 경기도 수원사업장에서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에 참여 중인 임직원들 직접 방문하며 현장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미래는 꿈에서 시작된다. 지치지 말고 도전해 가자"며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고,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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