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車 배터리 점유율 4.1%
1위 LG화학·4위 삼성SDI 이어 7위
국내·외 공급처 증대, 2위 도약 기대
1위 LG화학·4위 삼성SDI 이어 7위
국내·외 공급처 증대, 2위 도약 기대
SK이노베이션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국내 배터리3사 중 후발업체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 투자로 세를 넓히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회동까지 이어지며 국내외 공급처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장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조만간 LG화학에 이은 국내 2위 자리를 굳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세계 전기자동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을 집계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1.3GWh로 점유율 4.1%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업체 중에서는 3위, 세계 배터리업체 중 7위에 해당한다.
같은 조사에서 LG화학은 누적 사용량 7.8GWh(점유율 24.2%)으로 1위에 올랐고, 삼성SDI는 누적 사용량 2.1GWh(점유율 6.4%)로 4위를 차지했다.
LG화학·삼성SDI에 비해 아직 점유율이 떨어지지만, 배터리 사업 육성에 대한 SK그룹의 투자 의지는 크다. 배터리 업계에서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여기에 이날 회동으로 현대차와 협력이 굳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56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수소전기차와 합쳐 세계 3위 전기차 업체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안정적인 공급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LG화학, 삼성SDI와 함께 굳건한 '삼각체제'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실제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를 점찍은 최태원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대해 조단위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헝가리 코마롬과 중국 창저우에 각각 연간 7.5GWh의 생산능력을 갖춘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다. 이어 헝가리에 94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9.8GWh 규모의 제2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에서는 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조지아주에 지어질 제1 공장은 지난해 착공해 오는 2022년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제2 공장은 오는 2023년 양산이 목표다. 두 공장이 양산을 시작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만 연간 21.5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2023년 SK이노베이션의 생산능력은 총 71GWh 규모로 늘어나며, 2025년에는 100GWh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이미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만 놓고 봤을때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89.1MWh로, 삼성SDI를 처음으로 제치고 세계 5위를 차지했다. 1~5월 누적 사용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6% 증가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배터리 사업은 LG화학과의 소송결과가 복병이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를 결정했다. ITC는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의 이의를 받아들여 조기패소 판결을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소송전의 결과는 오는 10월 중 나올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양쪽 모두 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적정한 선에서 합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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