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얼마로 결정할지를 놓고 7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에서도 노사 양측은 확연한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최저임금위는 오는 9일 6차 전원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5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 1일 4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1만원, 8410원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양측에 수정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었다.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재적위원 27명 가운데 26명이 참석했다. 공익위원들은 노동계, 경영계와 별도의 간담회를 열어 최초 요구안 산출 근거 등을 듣고 의견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9일 열리는 6차 전원회의에는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수정안을 제출하라고 재차 요청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본격적인 회의 전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근로자위원인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노동계의 1만원 요구에 '무리한 요구'니, '억지를 피운다'니 하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도 "올해 2.9% 인상한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가 느끼기에는 낮은 수준의 인상률"이라면서 "저임금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산업 현장에서는 일감이 없어 빚으로 근근이 버틴다. 청년 알바는 하늘의 별 따기"라며 "절박한 심정으로 최저임금 인하안을 제출했다"고 맞받았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낸 최초 요구안의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공표해 그 범위 내에서 수정안을 내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최저임금 최종 고시 기한이 다음 달 5일인 점을 고려하면 심의는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마무리돼야 한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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