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앞서 최저임금을 1만원을 제시한 노동계는 "노동자의 희생이 아닌 재벌 대기업의 양보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한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를 반영해달라"고 맞받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앞서 지난 1일 4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올해(8590원)보다 16.4% 오른 1만원을, 경영계는 2.1% 내린 8410원을 각각 내놨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날까지 양측의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수정안을 내놓기에 앞서 신경전을 벌였다. 근로자 위원인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저임금 1만원 요구를 두고 '무리한 요구'니, '억지를 피운다'니 하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부터 지적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라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힘들고 어려운 것을 잘 안다"면서도 "상생이란 노동자의 희생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으로부터의 양보가 우선돼야 한다. 근본적 문제 해결의 몫은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도 "올해 2.9% 인상한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가 느끼기에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하루하루가 힘든 저임금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성장률과 기업 여건이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는 일감이 없어 빚으로 근근이 버틴다"고 주장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면서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회의에는 총 27명의 참석자 중 근로자 위원 8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26명이 참석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제5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의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