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칼럼] 국가균형발전정책은 실패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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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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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칼럼] 국가균형발전정책은 실패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최근 통계청이 인구전망 통계를 발표했다. 2020년 7월 1일 기준 수도권 인구가 2590만 명으로 비수도권 인구 2582만 명을 추월할 것으로 추계 됐다. 2018년부터 감소하던 비수도권 인구는 2070년에 1700만 명으로 2020년 대비 30.3% 감소한다. 1970년부터 지금까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더 많은 사람이 이동한 해는 2011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단 5년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수십 년간의 국가균형발전전략은 실패했다.

국가균형발전 전략에서 가장 큰 사업은 혁신도시건설 사업이다. 혁신도시 입주에 따라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인구가 순유출됐으나, 이전 효과는 이미 끝난 것으로 보인다. 혁신도시 건설 당시에 우려했던 기존 도심과 혁신도시 간의 단절 현상은 아직도 나타나고 있다. 혁신도시 내에서도 외형적 성과와는 달리 상권 형성이 기대보다 미흡하여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업 발표 당시 예견됐던 문제들이다. 혁신도시건설에 들어간 비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역에 투자했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는 비난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동안 실시 됐던 국가균형발전전략은 수도권 규제와 공공기관 이전, 수도권 기업의 유치 및 각종 지원사업으로 규정된다. 중앙정부의 재원을 지방에 이전함으로써 지방의 재정을 강화했다. 2020년 기준으로 중앙정부 총지출의 34.7%를 지방에 이전했다. 2009년 이전재원 규모가 92조 원에서 2020년 179조 원으로 연평균 6.2% 증가했다. 이러한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자체 재정조달 능력의 격차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실패한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 논리를 무시한 정치적 흥정으로 전략이 수립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장들은 공공기관과 기업 유치에만 공을 들이고 함께 발전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도 지자체를 지원하면서 통제하려 한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아직도 서울에 있다. 그동안의 균형발전전략이 어떻게 수행됐는지를 말해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인생을 설계하는 20대는 학교와 직장 등 여러 가지 이유에서 비수도권 지역을 떠났다. 자신의 미래를 수도권에서 설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미래 세대에게 꿈을 주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과연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우선, 지자체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가 특별회계를 통해서 예산을 수립하고 지자체에게 사업을 강요하는 현행 체제는 지양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문제 제기와 개선 작업이 있었지만, 심사를 통해서 통제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럴 바에는 중앙정부 지원사업을 폐지하고 이전재원 내에서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그 책임도 지게 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다.

그동안 수도권 규제와 기업 및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비수도권이 반사적 이익을 보게 하는 정책들이 추진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연계된 경제생태계를 형성한다. 수도권의 경기와 비수도권의 경기는 동조화한다. 동일 생태계 내에서 수도권 규제는 비수도권의 경제를 악화시켰다. 더욱이 비수도권으로 이전된 공공기관과 공기업들은 비수도권의 경제생태계 내에 편입되지 못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가 피해를 보았다. 이제부터라도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정책은 지자체 중심으로 자기 지역의 경제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전략이 돼야 한다. 균형이란 용어로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통제하기보다는 지역이 각자 자발적으로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스마트농업과 같이 지속적으로 비수도권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 원격의료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심리적 격차를 줄여야 한다. 사회적 기업 지원과 같이 일부만을 위한 정책이나 행사 위주의 소비적 정책은 지양돼야 한다.

기존의 정치적 전략에서 경제적 전략으로, 그리고 수도권을 규제하는 정책에서 함께 상생하는 정책으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재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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