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한복 만든 단하주단 대표
"한복 세계 패션 트렌드 가능성 충분
데이트 의상·출근복으로 변신 꾀해"
구글 트렌드 키워드서 뜨거운 반응
"한복 세계 패션 트렌드 가능성 충분
데이트 의상·출근복으로 변신 꾀해"
구글 트렌드 키워드서 뜨거운 반응
본인 제공
K팝 아이돌이 한복을 세계 패션 트렌드로 등장시켰다. 그룹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이 잇달아 뮤직비디오에서 한복을 입고 나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인터넷 검색 추이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 세계 'hanbok(한복)'이란 키워드는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블랙핑크의 한복을 제작한 단하(32·사진) 단하주단 대표는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복이 세계 패션 트렌드에서 당당히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블랙핑크는 지난달 26일(미국 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전통 문양이 새겨진 저고리와 한복 치마 등을 입고 등장해 화제에 올랐다.
단하 대표는 이같은 한복 열풍에 대해 "2년 전 창업 때만 해도 해외 시장을 공략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우리 옷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하 대표는 어릴 때부터 한복에 빠졌다. 고등학교 시절에 한복 교복을 입었다. 성인이 되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여행을 다닐 때 늘 한복을 챙겨갔는데 그때마다 '정말 아름답다'며 칭찬하던 현지인의 반응을 보면서 이방인이 봐도 매력적인 옷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2016년 2월 궁중복식연구원에서 한복 역사부터 배웠다. 2018년에는 성균관대 의상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지금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단하 대표는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자는 게 기본적인 철칙"이라며 "움직이기 불편하고, 덥고, 까다로운 관리 등 실용성이 떨어지는 한복의 단점을 개선하는 데 많이 고민했다. 한복도 데이트 의상이나 출근복으로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일반 의상과 함께 입어도 어울리고 매력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10월에는 캐나다 밴쿠버 패션위크에 초청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K팝과 한국 영화 인기 덕분도 있었지만 때마침 넷플릭스에서 방송한 퓨전 사극 '킹덤'으로 한복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드라마에서 착용한 갓과 도포 등이 해외에서 매진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복을 공개하며 시선을 끌었다.
이런 흐름을 눈여겨보던 블랙핑크 소속사인 YG 엔터테인먼트 측은 먼저 '한복을 이번 뮤직비디오 의상에 쓰고 싶다'며 연락을 해왔다.
그는 "멤버 중 한명이 입은 의상은 남자 도포와 여자 치마저고리 등을 조합해 만든 젠더리스 의상이기도 하다"며 "한복을 받은 블랙핑크 측이 격렬한 안무를 소화할 수 있도록 한번 더 개선하며 또 다른 작품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복에 대한 관심은 구글 트렌드에서 확인됐다. 'hanbok' 키워드는 3월에만 해도 45점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두배 넘게 올라 100점까지 치솟았다.
그는 "해외 판매 사이트를 개설하고 나서 일주일 만에 방문자 2만명을 넘겼다"며 "구매자 절반은 미국이고 그 다음이 중국과 싱가포르, 유럽, 동남아 등의 순이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 시대 궁중 보자기 문양을 재해석해 한복에 새기는 등 지금까지 과거 유물이 전해져 내려온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만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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