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저수익' 구조로 변화
재난상황… 기업지원 급선무
재난상황… 기업지원 급선무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항공업계가 말 그대로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현상)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고용 등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난 다음 빠르게 '옥석 가리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5일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항공산업은 블랙스완에 빠진 상태"라며 "항공업은 '고위험 고수익' 구조였지만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고위험 저수익' 구조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9곳으로 미국(9곳)과 동일하며 일본(8곳), 중국(6곳)보다 많다. 국토 면적이나 인구 등을 볼 때 과도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인수·합병(M&A) 등 시장 재편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일자리 문제 등을 고려하면 일단 정부 지원으로 기업을 먼저 살린 뒤 시장논리에 맡기는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허 교수는 "일단 재난적인 상황에서는 일자리가 보호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기간산업안전기금 외에도 코로나19 충격 이전으로 돌릴 수 있는 만큼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 충격을 우선 벗어난 다음 자연스러운 시장 재편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시장경쟁체제가 잘 작동되는 것으로 정부의 과도한 개입보다 외국처럼 인수합병(M&A) 등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용규 공항산업기술연구원 원장도 당장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으로 위기를 벗어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금 지원뿐 아니라 수요 회복을 위해 입국제한 조치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다.
강 원장은 "괌, 싸이판, 스페인, 그리스 등은 방역이 검증된 국가에 대해 입국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며 "한국도 방역안전 국가와 협의를 통해 2주일의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하거나 해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국가간 협의가 어렵다면 공항 간에서라도 이러한 내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현실적인 대응 방안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초월적 문제인 만큼 일부 기업이나 국가의 지원만으로는 회생에 한계가 있어 체력이 약한 항공사는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사기업이다보니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국가로부터 받는 지원금에는 한계가 있다"며 "비용 절감의 핵심은 고용을 축소하는 것인데 이는 현 정부의 기조상 맞지 않아 괴리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항공사, 공항 간 협업 체제를 통해 수요를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초체력이 튼튼한 항공사는 버티겠지만 그렇지 못한 항공사는 시장에서 퇴출이 불가피하다. 구체적 수치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복수의 항공사는 퇴출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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