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서 입지 강화
고성능 서버·슈퍼컴퓨터에 구축
크기 30%·전력소모 50% 감소
고성능 서버·슈퍼컴퓨터에 구축
크기 30%·전력소모 50% 감소
SK하이닉스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SK하이닉스가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빠른 'HBM2E'의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 고성능 슈퍼컴퓨터 등 고부가 제품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로, 1초에 풀HD급 고화질 영화 124편을 전달할 수 있는 역대 최고 수준의 속도를 자랑한다.
현재 이 제품을 출시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과 중국의 추격 등 위기 속에서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을 한 단계 높여준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 중 하나인 'HBM2E' 양산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8월 HBM2E 개발 이후 10개월만에 이룬 성과다.
HBM2E는 동시다발로 밀려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대역폭 D램으로, 주로 고부가가치 시장인 고성능 서버나 슈퍼컴퓨터(초당 100경번 연산 수행이 가능한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 등에 들어간다. 비유하면 1차선 고속도로를 수천차선으로 늘려 동시에 많은 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같다.
이 제품은 여러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은 뒤 그 사이에 수천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TSV(Through Silicon Via)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기존에 사용하는 D램 패키지 방식과 비교해 크기는 30% 이상 줄이면서 동시에 전력소모도 50% 이상 줄어드는 고성능·친환경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올 초 업계 최초로 제품 출시를 발표했고, 마이크론 등 다른 경쟁사들은 아직 관련 제품 출시 계획 등을 내놓은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HBM2E는 5세대 이동통신(5G), AI, 사물인터넷(loT) 시대에 진입하면서 고성능 서버 수요가 늘고 있어 앞으로 전망이 밝다.
SK하이닉스가 이번에 양산하는 HBM2E는 초당 3.6Gbps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1024개의 정보출입구(I/O)로 1초에 460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풀HD 급 영화(3.7GB) 124편을 단 1초에 전달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D램 솔루션이다.
용량도 8개의 16Gb D램 칩을 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이전 세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6GB를 구현했다. 초고속·고용량·저전력 특성을 지닌 HBM2E는 고도의 연산력을 필요로 하는 딥러닝 가속기(Deep Learning Accelerator), 고성능 컴퓨팅 등 차세대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외에도 기상변화, 생물의학, 우주탐사 등 차세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연구를 주도할 엑사스케일(Exascale) 슈퍼컴퓨터에 채용이 기대된다.
오종훈 SK하이닉스 GSM담당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 제품을 개발하는 등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기술 혁신에 앞장서왔다"며 "이번 HBM2E 본격 양산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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