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정부가 뿌리산업의 범위를 확대해 뿌리기업을 9만개 수준으로 늘린다. 뿌리산업 범위를 개편하는 것은 2011년 뿌리산업 진흥법 제정 이후 10년 만이다.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시작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화 정책을 보다 체계화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밸류체인(GVC)에서 '공급국'으로 올라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뿌리4.0 경쟁력 강화 마스터 플랜'을 발표했다.
소부장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금속소재 중심의 뿌리기술을 3D프린팅, 엔지니어링 설계, 로봇, 산업지능형 소프트웨어(SW) 등 14개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핵심소재도 금속에서 플라스틱, 고무, 세라믹, 탄소, 펄프 등 6개로 다원화한다. 이를 위해 뿌리산업 진흥법을 '차세대 뿌리산업 진흥법'으로 변경해 연내 전면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2011년 뿌리산업 진흥법을 제정해 지난 10년간 1076곳의 뿌리기술 전문기업 지정, 33개 특화단지 지정, 10개 지역뿌리센터 설치 등 뿌리산업 지원을 위해 약 4736억원의 재정을 투입했다. 이 결과 3만개의 국내 뿌리기업 수출은 자동차·기계 등 주력산업과 함께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다만 대부분의 기업이 영세한데다,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변화에 취약해 매출 변동폭도 크다는 약점이 드러났다. 특히 해외 이전과 폐업이 늘면서 국내 공급망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고, 노동집약적 구조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정부는 우선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뿌리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해 매출·자금·인력분야 긴급 지원책을 추진키로 했다. 뿌리기업의 현장 애로 공정기술을 인근 대학 소부장 기술지원단이 돕는 '산학협력 R&D지원'을 226억원 규모로 신설하고, 현 1000억원 규모인 신성장기반자금 뿌리기업 대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뿌리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인력의 장기체류를 지원하기 위해 숙련기능인력 비자(E-7-4) 발급요건을 완화한다.
베트남, 필리핀 등 신남방 주요국가에 해외진출 거점을 설치해 GVC 진출을 통한 수출확대도 지원한다. 올해 하반기 베트남에서 개소하는 소재부품 VITASK, 내년 상반기 개소 예정인 필리핀 금형 기술지원센터 등을 통해 협력모델 R&D과제를 우선 지원하고 시장조사비, 현지화 개발비 등 진출자금을 금리우대로 제공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뿌리기술 경쟁력 강화는 결국 우리 소부장 대응역량 확대로 이어져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독일 등 선진국처럼 뿌리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군으로 만들어 지속 성장하는 산업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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