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칼럼] 美中, 호놀룰루에서 일시휴전 합의했을까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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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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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칼럼] 美中, 호놀룰루에서 일시휴전 합의했을까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지난 6월 중순 미중 고위층이 미국 호놀룰루에서 만난 이후 미중 관계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더니 지난달 30일 홍콩보안법 통과로 다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코로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자 미국은 지난 1월 서명한 1단계 합의를 파기할 수 있음을 밝혔다. 합의파기는 전면전을 의미한다. 향후 2년간 중국은 총 2000억 달러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 수입을 늘리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며 강제 기술이전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중국은 금융시장을 개방하며,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키기로 약속했다. 트럼프의 최대 실적이다.

코로나로 중국 경제가 올스톱된 상태에서 미국산 상품 수입을 늘리기 어렵다는 중국의 하소연에도 미국은 합의 파기를 시사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경제연구소(PIIE) 분석에 따르면, 1~4월 동안 중국은 1단계 합의에서 약속한 수입액의 43~45% 실적을 달성했다. 미 행정부의 평가와는 달리,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이 나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6월 초 양회 기간중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코로나 봉쇄와 선진국의 수입 수요 감소로 극심한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부의 정치적 반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보안법을 통과시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전인대 상무위원회 승인을 앞둔 지난 주말 미국은 보안법 처리자의 미국 입국을 차단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으나, 코로나 상황으로 어차피 미국 입국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이 받을 피해는 사실상 없다. 홍콩 경제에 대한 고강도 조치는 미 월가의 투자기업에게 엄청난 손실을 줄 수 있기에 11월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파악하기 어려우나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최근 발간한 저서에 따르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11월 재선에 도움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두어달 전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해 보였으나, 코로나 대응 실책과 장기 봉쇄로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미국의 실업률은 대공황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게 뒤지는 상황이 되었다. 아직 5개월 가량 시간이 있어 속단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진영은 초조한 상황이다.

야당인 민주당도 지지하는 대중국 정책 기조를 바꾸지는 않더라도 트럼프 진영은 대중국 수출을 늘려 경제불황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을 것이다. 경제가 미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중국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늘리는 것은 트럼프 지지층 결집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 상황도 매우 어렵다. 지난 5월부터 경제활동이 재개되었지만, 기업의 가동률이 70% 이하로 많은 기업들이 손실을 견디지 못해 도산 직전에 놓여 있다. 특별국채와 지방정부 채권까지 동원해 총 4조7500억 위안을 코로나 긴급자금으로 투입하고 있지만, 경제의 선순환 체제가 작동하지 않아 지방에서는 돈줄이 말라가고 있다. 이미 타격을 받은 수출이 더 악화되면 중국경제는 물론이고 정권까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정치경제적으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일시 휴전 및 협력 모드를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전인대 상무위에서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자 미국은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철회하기로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금년 1월 서명된 1단계 합의 이행 문제가 관심의 초점이었으나, 통상 담당이 아닌 외교 수장이 만났다. 중국측에서 외교부장 대신 양제츠 중국공산당(CCP)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미국과 모종의 합의를 시도했겠지만 미국은 엄중 경고를 했을 것이다. 나아가 미국의 대중국 강경노선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홍콩에 대한 조치를 통해 과시한 것은 볼턴 안보보좌관의 주장을 뒤엎는 효과도 기대했을 것이다. 앞으로 중국의 비시장경제적 요소가 해소되지 않는 한 미중은 휴전보다는 충돌로 치닫을 것 같다. 탈중국 및 공급사슬 다변화 시간이 별로 없다. 예전의 미중 관계로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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