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84억원→순자산 -84억원'(-198.66%), '1162억원→235억원'(-83.3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쓴 맛을 보고 있는 가운데 일부 헤지펀드들이 고객 돈을 대부분 까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이 설정액보다 적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출시 반년여만에 설정액 84억원이 마이너스 84억원이 된 경우도 있다. 예금이자 만한 수익은커녕 억소리나는 손실을 끼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위너스자산운용의 '위너스니케이알파4호'는 올 들어 마이너스 20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며 설정액으로 담은 84억원이 순손실 84억원으로 전환됐다.
이 회사의 '니케이알파3호'(-205.68%), '니케이알파5호'(-127.59%)도 부진한 성과를 보이긴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여파에 출렁인 일본증시 영향에 니케이225 옵션상품을 운용 중이던 해당 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여파다. 수탁사인 KB증권의 일방적인 반대매매 탓이라고 주장하는 위너스운용과 KB증권은 현재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위너스운용은 메자닌투자는 물론 상장전 기업공개(Pre IPO), 코스닥벤처 등 다각화한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로 알려졌다. 수익률은 들쭉날쭉이다. 이 회사가 지난 2018년 설정한 'Pre-IPO형'은 현재 150%에 육박하는 성과를 내며 71억원의 설정액이 214억원으로 매겨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5월 설정한 '위너스크루즈'(-135.52%)와 '에코비전'(-98.53%)도 각각 설정액이 43억원에서 -16억원으로, 178억원에서 2억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연루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것으로 알려진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의 헤지펀드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수백억원대의 설정액 대부분인 80~90%를 까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트코리아런앤히트12호'의 경우 연초 이후 94.63% 손실이 난 상태다. '런앤히트7호' 역시 87.11%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라움자산운용의 '라움멀티에셋'도 93.39% 손실이 났다. 이들은 대부분 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구사하는 멀티스트레티지 등으로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절대 수익을 내는 투자전략을 앞세운 상품이다.
반면 출렁이는 장세에서도 대부분의 상품에서 고른 성과를 낸 운용사가 있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구도자산운용은 총 6개 상품이 모두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20~30% 성과를 냈다. 특히 2017년11월 설정된 '구도Whale1호'의 연초이후 성과는 32.43%에 달했다.
700%가 넘는 수익을 낸 상품도 있다. 피아이엠자산운용의 '서밋'은 연초 이후 732% 대박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절대적인 수익률, 깨지지 않는 수익률을 앞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고위험에 집중한 투자전략에 몰빵하는 회사들이 많다"며 "코로나19를 전후로 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옥석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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