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와중에도 돼지고기, 소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1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6(2015년=100)으로 1년 전과 같았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4.6% 상승했다. 특히 축산물(10.6%) 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돼지고기와 국산 소고기의 경우 각각 16.4%, 10.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채소류는 9.7%, 수산물은 6.9%씩 물가가 올랐다. 다만 외식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6%,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친 점 등으로 볼 때 재난지원금이 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실제 돼지고기 가격은 근래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며 '금겹살'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이 풀린 이후인 지난달 2일 돼지고기(탕박, kg) 평균 도매가는 5429원으로 최근 두 달여 중 최고가를 찍었다. 1~2월 3000원 선을 오르내리던 것에 비하면 50% 넘게 오른 셈이다. 2018년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치솟았던 가격(약 6000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올해 초 1만6000~1만7000원 선에 머물던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도 2만원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연초 5만원 선까지 떨어졌던 소고기(등심 1등급, kg) 가격도 지난 5월 25일 7만4713원을 찍은 이래 지금까지 6만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 기준 한우 등심 소비자 가격은 kg당 10만2517원을 나타냈다.
이처럼 식품 물가가 전체 소비자 물가를 지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하락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다음 달 말까지인 재난지원금 사용 기한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게다가 서비스 부문(0.1%) 물가 상승이 여전히 더디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이 늘며 수요 증가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가 상승 요인"이라면서도 "하락 요인은 교육부문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인한 수요 감소"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6(2015년=100)으로 1년 전과 같았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4.6% 상승했다. 특히 축산물(10.6%) 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사진은 지난달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의 모습. 이슬기기자 990s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