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외면한 일각의 최저임금 인상 주장에 대해 갑갑하고 암울할 뿐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반영해 내년도 최저임금 삭감을 촉구한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를 반영해 △최저임금 2.87% 삭감(전년도 인상분) △주휴 수당 폐지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차등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2019년 편의점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은 5억8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매출을 기준으로 점주가 주당 50시간을 근무할 경우, 월 수익은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100만원 이하다.
편의점주 절반 이상이 월 최저임금의 절반 밖에 벌지 못하고 있다는 게 편의점주협의회의 주장이다. 특히 편의점의 20%는 인건비와 임대료조차 지불할 수 없는 적자 점포다.
현재 영세 자영업자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30~40%에 달한다.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자영업자들은 이제 법을 지키려 해도 지킬 수가 없다. 이미 불복종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항변이다.
최근 3년간 32.7%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지불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편의점주협의회의 토로다.
편의점주협의회 측은 "경제 및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제쳐두고 재분배 정책의 부담을 영세 자영업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면서 "편의점주들을 사용자라는 잣대만 적용시켜 최저임금의 희생양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편의점은 그 동안 청년층과 취업 대기자 등 취약층의 단기 일자리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야간 미영업과 점주들이 근로시간을 늘이면서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
편의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통계자료에서 확인된 것처럼 단기 근로자의 수와 근로시간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거나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일자리를 줄이거나 폐업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장, 김상훈 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장, 김민모 이마트24점주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한국편의점주협의회가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