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 합의가 협약식 직전 불발됐다. 민주노총까지 참여하는 노사정 합의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의 일이어서 주목됐으나, 민주노총 내부 강경파의 반대로 결국 무산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일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사정 원포인트 대화채널이 마련되는 등 모든 경제주체가 노력하고 있는데 민주노총이 자신의 주장만 강하게 내세운다면 당연히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며 "(민주노총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떤 방향으로 합의를 도출해야 할지를 고려해야 한다. 노동계든 경영계든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양보하고,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은 합의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추 실장은 정부·국회 논의가 노조 권리 강화에 쏠리면서 노사 간 힘의 균형이 틀어졌다고 봤다. 이번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타협에 '찬물'을 끼얹은 것 역시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정부나 국회에서 노동조합 지위를 강화하는 내용을 계속 논의하고 있고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노사 환경 자체가 노동자를 보호하는 쪽에 치우쳐 있는 상황"이라면서 "조금 더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맞추는 부분이 필요한데, 전체적인 논의들이 노조를 강화하는 쪽으로 쏠려 있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 교수는 "민주노총 강경파 입장에선 자기들이 이 합의를 통해 챙길 게 없다고 본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실업률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했는데도 사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실업과는 관계 없는 딴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고용유지·해고금지만 밀어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이 합의를 파행시킨 것은 결국 마지막까지 받아내기 위한 협상전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이번 합의를 무산시키면서 향후 노사정 대화의 주도권이 민주노총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일단 앞서 마련한 합의안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민주노총에 끌려다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정부가 민주노총을 압박하는 '제스처'는 취하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위해서 추후 설득에 나설 것 같다"면서 "민주노총에 끌려다닐 게 아니라 무엇을 위한 합의인지, 사회적 합의가 정말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경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합의를 위한 합의가 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제안해 시작한 노사정 대화가 결국 민주노총에 의해 '용두사미'로 전락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생산활동도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고용유지 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민주노총도 경제·고용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고통 분담에 대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1일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사정 원포인트 대화채널이 마련되는 등 모든 경제주체가 노력하고 있는데 민주노총이 자신의 주장만 강하게 내세운다면 당연히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며 "(민주노총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떤 방향으로 합의를 도출해야 할지를 고려해야 한다. 노동계든 경영계든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양보하고,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은 합의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추 실장은 정부·국회 논의가 노조 권리 강화에 쏠리면서 노사 간 힘의 균형이 틀어졌다고 봤다. 이번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타협에 '찬물'을 끼얹은 것 역시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정부나 국회에서 노동조합 지위를 강화하는 내용을 계속 논의하고 있고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노사 환경 자체가 노동자를 보호하는 쪽에 치우쳐 있는 상황"이라면서 "조금 더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맞추는 부분이 필요한데, 전체적인 논의들이 노조를 강화하는 쪽으로 쏠려 있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 교수는 "민주노총 강경파 입장에선 자기들이 이 합의를 통해 챙길 게 없다고 본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실업률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했는데도 사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실업과는 관계 없는 딴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고용유지·해고금지만 밀어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이 합의를 파행시킨 것은 결국 마지막까지 받아내기 위한 협상전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이번 합의를 무산시키면서 향후 노사정 대화의 주도권이 민주노총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일단 앞서 마련한 합의안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민주노총에 끌려다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정부가 민주노총을 압박하는 '제스처'는 취하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위해서 추후 설득에 나설 것 같다"면서 "민주노총에 끌려다닐 게 아니라 무엇을 위한 합의인지, 사회적 합의가 정말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경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합의를 위한 합의가 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제안해 시작한 노사정 대화가 결국 민주노총에 의해 '용두사미'로 전락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생산활동도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고용유지 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민주노총도 경제·고용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고통 분담에 대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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