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회 개원연설 8차례 수정한 사실 밝히며 국회 개원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선일보의 '6·25 행사의 주인공은 비행기, 유해는 소품이었나' 기사와 관련해 "소품이라는 표현은 조선일보의 표현이다. 발상 자체가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기사에 '정부는 이날 퍼포먼스를 위해 유해를 원래 공중급유기에서 뺏다가 다른 급유기에 넣기를 반복했다'는 부분을 언급하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 대변인은 "147명의 유해를 실은 공중급유기가 24일 오후 5시 성남공항에 내렸고, 다른 기종으로 옮겨진 것은 사실"이라며 "유해는 25일 꼭 한번 옮겨졌을 뿐"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당일에 유해가 옮겨진 이유는 단 한 가지, 오로지 코로나 방역 때문"이라며 "행사 당일인 25일 오전 8시에 기내에서 2차 방역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열자가 1명이 나왔다. 엑스레이 검사를 위해서라도 유해는 밖으로 내려져야 했는데, 발열자가 나오면서 이 유해가 행사장에 있던 다른 기체로 옮겨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양성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제에서 준비를 해 와서 2호기를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 대변인은 "만약 방역상황을 무시하고 1호기를 그대로 행사장에 가져왔다면 그게 차라리 쇼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을 거쳤는데 유해를 정부가 소품으로 취급했다는 것은 무지이거나 아니면 악의"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영들에 대한 예우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가 공들여 마련한 행사를 영상쇼라고 조롱했다"는 말도 했다. 청와대는 "공군이 직접 미국까지 가서 비행기 객석에 유해를 모셨다"며 "공군 전투기 6대가 엄호비행을 하고 공항에 도착한 뒤에는 조포를 발사, 국가원수급 예우를 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개원연설을 8차례나 고쳤다며 국회 정상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강 대변인은 "사실 문 대통령은 6월 5일 개원연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30분 이상 되는 분량의 긴 연설문을 준비해놓은 상태였다"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개원연설이 지체돼 구문으로 바뀌었고, 연설문을 그때마다 다시 준비해야 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연설문에는 코로나로 인한 국난 극복 의지와 한국판 뉴딜 등 경제 문제가 주요한 주제였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문 대통령은 국민 삶을 보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다만 이렇게 심혈 기울여 작성한 연설이 지금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일이 참 쉬운 일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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