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중국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공세로 적자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가 반등 기회를 잡았다. 미국 비지오(Vizio) 등 글로벌 전자업체가 잇따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시를 예고하면서 OLED TV 패널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수혜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올해 4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NN은 미국 전자업체 비지오가 30일(현지시각) OLED TV 55인치와 65인치 모델을 공식 출시하고, 올해 3분기 중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비지오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오프라인 매장까지 판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55인치 모델 1299.9달러, 65인치 모델 1999.9달러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는 시중에 판매되는 OLED TV와 비교해 저렴한 수준이다. 비지오는 올 1분기 북미 TV 시장점유율 15%로,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중국 샤오미 레이쥔 회장도 지난달 29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오는 2일 OLED TV를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화웨이(華爲), 일본 샤프가 한달 간격으로 OLED TV를 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전자업계가 연이어 OLED TV 시장 진출을 알리면서 세계 OLED TV 제조사는 총 19개사로 늘었다.
OLED TV 시장 수요가 갑자기 확대되면서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생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OLED TV 패널 출하량이 450만대로 전년 대비 약 30%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샤오미와 비지오 등 전자업체의 글로벌 입지를 고려하면, LG디스플레이의 수혜는 클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도 이 같은 시장 움직임에 발맞춰 3분기 중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의 생산량을 월 7만장까지 확대하는 데 이어 광저우 공장 또한 최대 9만장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가 기존 LCD 사업에서 OLED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OLED 고객사 확보가 중요하다.
이로써 LCD로 뼈 아픈 실적 부진을 겪은 후 3년 만에 반전 기회를 잡게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분기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누적적자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까지 37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내다가 4분기 영업이익 1126억원을 기록하며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경제 활동 재개에 따라 TV 패널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고 북미 고객 신규 모델용 OLED 패널 공급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중단됐던 북미, 유럽 등 가전 업체가 재개하면서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이후 미국, 유럽 등의 유통점이 개장하면서 OLED TV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