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는 평생 전세만 살아야 하나요"…어느 신혼부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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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6·17 대책이 발표된 지 2주차에 접어들었지만 규제에 대한 반발 심리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번 대책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무너질 위기에 놓인 신혼부부를 비롯해 무주택자·유주택자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6·17 대책 발표 이후 소급 적용으로 잔금 대출 관련 어려움을 겪는다는 청원 글들이 수십개에 달한다. 1일에는 '6·17부동산 대책 소급 적용하지 말아주세요. 분수를 모르는 신혼부부인 것은 알고 있으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올라오자마자 600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작년 결혼한 신혼부부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행복주택에 거주하다 큰맘 먹고 다들 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과 신혼특공으로 신랑이 어릴 때부터 모았던 오래된 청약통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청약에 당첨된 청원자는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차근차근 모은 돈으로 계약금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고 기뻤다"며 "대출은 무거웠지만 둘이 아이 키우면서 살집이 생겼다는 사실에 행복했다"고 설명했다.

청원자는 입주까지 앞으로 남은 3년간 열심히 아끼고 모으면 대출 70%를 제외한 30%의 자금 마련이 가능하겠다는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청원자는 조금 더 욕심을 내 시세의 70%로 대출이 나온다면 외벌이로 아이를 낳을 수 있겠다 싶어 임신 계획을 세우고 노력 중이었다.

그러나 6·17 대책을 통해 기존 계약자도 소급 적용된다고 발표되자 인생 계획이 흔들렸다. 청원자는 "다른 이에게는 10%이겠지만 저에게 4000만원 이라는 돈을 더 모아야 한다는 것은 좌절"이라며 "둘의 정해진 적은 월급, 쓰지 않아도 나가는 전기세, 교통비 등 간신히 계산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어떻게 더 허리띠를 졸라매나. 왜 중간에 더 돈을 구해오라 하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매수하면 임대주택 특성상 당장 퇴거해야 하는데 전셋값 올랐다고 난리인 시점에 아니냐. 지금 얼른 팔아서 계약금이라도 건지면 다행이냐. 제가 꿈꾸고 계획한 미래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은 오롯이 저의 탓으로 좌절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또 "제가 좋은 집 살아보고 싶은 것은 꿈도 꿔서는 안 되는 분수에도 모르는 일인가"라고 격분했다.

청원자는 "'6·17 소급 위헌'이라는 단어를 검색창에 움직이지도 않고 바쁘게 적어도, 답답하기만 하다"며 "서민을 위한 정책인 것이 사실이냐. 저는 전세살이만 해야 하냐. 저도 한 번 정착된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흙수저는 평생 전세만 살아야 하나요"…어느 신혼부부의 눈물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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