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홍콩 특별대우 박탈… 산업계 피해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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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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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력한 경고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강행 처리했다. 중국이 홍콩을 반환받을 때 약속한 '일국양제'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이다. 이에 미국도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하겠다고 밝혀 미·중간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무역갈등으로 전 세계를 격랑 속에 몰아넣은 양국의 '신냉전' 기류가 홍콩 문제로 재점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기술패권을 놓고 벌이는 두 나라 사이의 충돌은 미국의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제재, 환율전쟁,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등으로 점차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1일부터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 시사군도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군사적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산업계도 미국의 홍콩 특별대우 박탈 후속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상황에선 미국이 중국에 적용 중인 보복관세를 홍콩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홍콩은 그간 미국과 중국이 부딪치는 국제무대에서 완충지 역할을 해왔다. 우리 수출기업에도 전략적 중요도가 큰 지역이다. 우리의 대홍콩 수출물량 319억 달러(2019년) 중 87%가 중국으로 재수출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홍콩 특별대우 박탈로 대미 수출에는 큰 피해가 없겠지만, 대중 수출에서 홍콩을 경유국으로 활용해온 이점이 사라질 판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겐 미국과 중국 모두 어느 하나 소홀히 대할 수 없는 나라다. 따라서 미·중 갈등이 첨예화하면 양국 사이에 끼인 우리 기업이 낭패를 보게 된다. 최근에는 미·중이 서로 우리 정부에 '줄서기'를 강요하는 곤혹스런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과 생산기지로서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내수비중이 큰 업종은 중국 내에서 현지화하되,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낮은 업종은 제3국으로 생산지역을 옮기자는 것이다. 홍콩 경유 대신 중국으로의 직수출을 모색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 미국의 홍콩 특별대우 박탈로 당장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겠지만, 산업계가 철저히 대비한다면 그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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