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막으려 기습 승계했지만… 연합 가능성

지분 7.74% 국민연금 결정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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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난` 막으려 기습 승계했지만… 연합 가능성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조양래, 차남에 지분 매각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차남인 조현범(사진) 사장에게 사실상의 경영권을 물려주면서 3세 경영의 막이 올랐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갑작스레 조양래 회장이 지분을 모두 넘기면서 한진·롯데그룹과 마찬가지로 '형제의 난'이 벌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조 사장은 지분율 42.9%로 높아지면서 단숨에 1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전에는 형인 조현식 부회장(19.32%)과 지분율이 비슷했지만 격차가 확연히 벌어지며 후계구도서 앞서나가게 됐다. 누나인 조희원씨의 지분율은 10.82%다.

이를 놓고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조 사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조 사장이 최근 배임 등의 혐의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후계 구도가 혼돈에 쌓일 가능성이 나오자 '차남'을 후계자로 못 박았다는 분석이다.

1972년생인 조 사장은 미국 드와이트엥글우드고등학교와 보스턴칼리지 재정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입사했다. 조 사장은 광고홍보팀장, 마케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영업, 마케팅, 경영기획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2011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2017년 말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조 사장은 작년 11월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올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최근 한국타이어 대표를 사임한다고 밝혔다.

조 사장이 후계 구도의 중심으로 굳혀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형인 조 부회장이 반발에 나설 경우 '형제의 난'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조 부회장과 누나인 조씨의 지분율을 합치면 지분율이 30.14%로 높아지는데 시장에서 주식을 일부 취득하고 우군을 확보할 경우 조 사장과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을 펼칠 만하다.

이 경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7.74%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차남에 손을 들어주기에는 조 사장이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이 부담이고 반대로 형인 조 부회장 편을 들기에는 이미 명확해진 후계 구도에 분란의 불씨를 제공하는 모양새가 돼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기도 난처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타이어 외 신사업에 대한 목표의식이 강했던 데 반해 조 부회장은 타이어 본업에 집중해야 할 것을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은 차남의 경영 방침이 신뢰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변수는 조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이 사전에 가족간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다만 이번 지분 매각이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회사 안팎이 분위기여서 분쟁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이 최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지만 경영권을 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후계구도가 정리됐다는 판단 하에 지분매각이 이뤄졌겠지만 앞으로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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