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품목 두 자릿수 보복땐 1년전 상황 반복"

전문가들 "국산화 15년간 정체돼
반도체·디스플레이 공급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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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전문가들은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이후 일본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규제 품목을 두 자릿수로 늘릴 경우 지난 1년 전 반도체·디스플레이 공급대란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했다. 아직 주요 핵심 기술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15년 이상 정체했던 만큼 금새 추격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는 이날 기조연설 직후 이어진 토론에서 "기술이라는 것은 국산화를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소재는 더 그렇다"며 "15년 동안 국산화가 정체된 사이 소부장 기술의 난이도는 더 올라갔기 때문에 금방 쫓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소부장 수출규제 확대 움직임이 현실화 할 경우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제발 안 발생했으면 좋겠다"며 "정말 두 자릿수 보복을 하면 작년 1년 전과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소부장 국산화를 넘어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민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과 중국의 맹추격 등을 고려하면 전략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대영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한국이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잘 대응하는 등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제철에 대한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 결정 이후 오는 8월 한국 내 일본제철의 자산 현금화가 현실화 될 경우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리야마 아키코 마이니치신문 서울지국장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WTO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고, WTO 제소 절차 역시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만큼 한·일 양국이 직접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 기업들 역시 대 한국 수출규제를 걱정하고 있는 만큼 경제계가 양국 간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 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한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의 결정으로 일본제철 등 자국 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일본 내 한국기업 자산 압류와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등의 두 자릿수의 보복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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