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젊은층 잡자”…수수료 인하전쟁

"장기운용 자금 담아라"…‘221兆 둘러싼 물밑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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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갈수록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금융업권의 '젊은층 모시기'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수료 인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젊은 가입자를 늘려 장기운용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포석이다.

30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내달 1일부터 적립식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수수료율을 낮춘다. 적립 IRP 수수료를 평가금액이 1억원 미만일 때 0.27%, 1억원 이상일 때는 0.24%로 낮춰주는 것으로 비대면 가입시 0.20∼0.22%까지 수수료율이 낮아진다.

기존 농협은행 IRP 수수료는 퇴직 IRP와 적립 IRP 모두 평가금액이 1억원 미만일 때는 평가금액의 0.37%, 1억원 이상일 때는 평가금액의 0.35%였다.

만 40세 이하 고객에 한해서는 운용관리 수수료를 최대 20% 할인해준다. 장기 가입 고객우대 차원에서 7년차와 10년차에 각각 할인율을 18%, 20%를 차등 적용하는 안을 신설했다. 농협은행은 지금까지 2년차 가입 고객은 수수료의 10%를, 3년차 가입 고객은 12%를, 4년차 가입 고객부터는 15%를 할인해왔다.

젊은 고객 확보에 가장 빠르게 나선 건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만 19세에서 34세 사회 초년생에게 퇴직연금 수수료를 70% 감면해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미래에셋대우도 개인형 IRP 수수료 인하에 나서면서 만 34세 이하 사회초년생에 한해 운용관리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줬다. 추가할인 항목은 가입 기간에 따른 장기할인율(10~15%)과 중복 적용된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6월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해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 계좌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해당 연도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제도를 금융권에서 가장 빠르게 도입했다.

지난 16일에는 신한금융투자가 개인퇴직연금 계좌 수수료를 일괄 0.05%포인트 인하해 기본 수수료율이 적립금 1억5000만원 초과시 연 0.2%를 적용하기로 했고, 이하일 경우 0.25%를 적용하는 등 수수료 부담을 낮췄다. 장기 가입 고객에 대한 수수료 할인폭도 확대했다. 개인퇴직연금 계약기간 2년차 이후부터 기본수수료에 20%를 할인한 수수료를 적용받게 되며 11년차 이후부터는 기본 수수료에 25% 할인을 적용받게 된다.

지나치게 낮아지는 수수료 방침에 일각에서는 '제살 깎아먹기' 우려가 나온다. 다만 장기간에 걸쳐 고정 고객층을 확보해 다른 이윤창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도 포기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권이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행렬에 동참하는 배경에는 22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세가 있다. 실제 2014년 100조원을 돌파한 퇴직연금 적립금은 불과 5년만인 지난해 말 2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019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전년 말 대비 31조2000억원 늘어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통해 이윤을 찾는 것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며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은퇴 이후 노후자금인 퇴직연금 순자산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금융사들의 사활을 건 수수료 인하 경쟁은 추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젊은층 잡자”…수수료 인하전쟁
금융감독원(단위: 조원)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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