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빅데이터 경쟁… 정밀의료 시작됐다

유전체 분석 활용분야 점차 늘어나 2023년 270억달러 규모로 커질듯
글로벌 제약시장, 전문기업 인수·과감한 투자 통해 역량 확보 안간힘
삼정KPMG 경제硏 "임상환자 모집 간소화로 신약개발 성공률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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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빅데이터 경쟁… 정밀의료 시작됐다
마크로젠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연구실.

마크로젠 제공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시대가 도래하면서, 유전체 빅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정밀의료는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위험도를 예측하고,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정밀의료는 방대한 양의 개인유전체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특히 이러한 데이터를 해석해서 얻어지는 유전체 분석이 필수다.

이에 최근 글로벌 제약시장에서는 유전체 분석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관련 기업들을 부지런히 인수하고 있다.

로슈는 2018년 게놈 프로파일링 전문기업인 파운데이션 메디슨(FMI)을 22억 달러에 인수했다. 파운데이션 메디슨은 환자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형암(유방암, 폐암, 대장암 등) 진단과 이 과정에서 도출된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표적 항암제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로슈는 플랫아이온 헬스도 인수했다. 플랫아이온은 암 특화 빅데이터 분석회사로, 19억 달러에 로슈에 인수됐다. 플랫아이온은 지역사회의 암 전문의·대학병원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임상데이터와 치료결과를 통합해 개별 암환자에 대한 유전체 프로파일 데이터를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헬스케어 기기업체도 유전체 분석 관련 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인테그레이티드 DNA 테크놀로지스(IDT)를 20억 달러에 인수한 미국의 다나허가 대표적이다.

IDT는 분자생물학, qPCR(정량적 중합효소연쇄반응),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합성생물학, 유전자편집, 분자진단 분야 소모품을 제공한다.

유전체 빅데이터 경쟁… 정밀의료 시작됐다
전 세계 유전체 시장 전망.

출처: Global Genomics Industry Outlook,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삼정KPMG 경제연구원 재구성


경쟁사인 퍼시픽바이오사이언스를 12억 달러에 인수한 일루미나처럼, 유전체 분석 기업 간 M&A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루미나는 숏리드(Short-Read) 시퀀싱 기술에 강점을, 퍼시픽바이오사이언스는 롱리드(Long-Read)시퀀싱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해당 M&A로 일루미나의 게놈 분석기술이 보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전자 검사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정밀의료 시대를 준비해 가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도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2018년 유전자 검사 업체 23앤드미에 3억 달러의 지분을 투자했다. 이 계약을 통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23앤드미가 보유한 500만명에 이르는 고객 유전체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이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신약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의 'M&A로 본 제약·바이오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유전체 분석의 활용분야가 점차 확대되면서, 글로벌 유전체 분석시장은 2017년 147억 달러에서 연평균 10.6%로 성장해 2023년 2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전체 데이터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함에 따라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인간 유전체의 정보를 완전히 해독하고 이를 이용해 모든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게 된다면, 질병 예방과 진단, 치료신약 그리고 치료기술의 개발에 대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유전체 데이터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함에 따라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대되는 부분은 신약개발의 효율성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신약개발에는 천문학적인 개발비가 소요되는데, 대부분 신약후보물질 발굴과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다"며 "그러나 처음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개인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면, 유전자의 변화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새로운 표적치료제를 발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각 임상연구에 가장 적합한 환자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모집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고, 연구 기간을 단축시키며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많은 제약사들이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길 원하지만, 개인정보제공 등에 대한 엄격한 규제 등으로 유전체 분석 기업과 제약사 간 네트워크가 아직까지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기술력 있는 유전체 분석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거나, M&A를 통해 직접 인수하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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