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노리는 예탁금 50兆 육박… 단기성 자금 공모주시장 달군다

초저금리 '머니무브' 장세 지속
SK바이오팜 청약에 31조 몰려
빅히트 등 대어급 상장 줄이어
하반기까지 투자열풍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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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 노리는 예탁금 50兆 육박… 단기성 자금 공모주시장 달군다
금융투자협회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초저금리 장기화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거대 뭉칫돈이 몰려다니며 치고 빠지는 '머니무브' 장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31조원에 육박하는 증거금이 한꺼번에 쏠린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이 부동자금 블랙홀로 떠오른 가운데 언제든 증시에 뛰어들 수 있는 단기성 대기자금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언제든지 증시에 투입 가능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25일 현재 46조3392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2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찌감치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며 투자심리를 자극한 SK바이오팜의 청약금이 다시 일괄 환불됐는데 돌아온 30조원 가운데 상당수가 증시에 머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달 코스피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이 지난 23~24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에 31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는데 이는 2014년 말 제일모직이 갖고 있던 30조원의 기록을 앞선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흥행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상당 부분 증시 외부에서 들어온 것으로 관측된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 매력과 성장 기대가 부각되면서 은행이나 부동산 등에 있던 자금이 대거 증시로 돌아왔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SK바이오팜 청약 첫날에만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하루 새 10조원이 빠져나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CMA 잔고는 올해 초 51조80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잔고가 다소 내려가긴 했지만, 올해 들어 50조원 아래로 내려간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고,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상태를 회복하면서는 지난 22일 처음 57조원도 넘어섰다. 그러나 다음날인 지난 23일 잔고는 소폭 감소하며 57조원 아래로 떨어지더니 24일에는 10조1000억원이 감소했다. 전날 잔고 대비 17.8%가 날아간 셈이다.

청약 첫날인 23일에는 6조원이, 24일에는 무려 25조원이 몰렸다. 25조원이 몰린 24일은 CMA 잔고가 10조원 이상 출금된 시점과 같다.

SK바이오팜의 흥행은 대기 중이던 청약시장까지 달궜다. 지난 25∼26일 이틀간 진행된 신도기연 청약에는 1조9864억원의 증거금이 모집됐으며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위더스제약 역시 2조7500억원의 증거금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청약 일정이 겹쳤음에도 두 회사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단 이틀 만에 약 4조75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추가로 시장에 유입된 것이다. 한 주 새 공모주 시장에 몰린 자금만 36조원에 육박한 셈이다.

IPO에 대산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것이란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과열 조짐을 보이는 IPO 시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과 시장 에너지가 강하다는 반증"이라면서도 "과열이 반드시 주가 하락 또는 조정을 의미하진 않지만 과열 조짐이 누적되면 주가가 한 단계 추가로 상승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공모주 열기는 지속될 것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당장 SK바이오팜 이후에도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고, 현금 유동성 역시 풍부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5일 현재 46조3000억원 규모로 작년 말(27조3384억원) 대비 70%가량 늘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옥죄다 보니 현금 흐름이 증시에 몰리고 있는데, 최근 유통시장의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발행시장에 자금이 더욱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펀드 관련 문제가 계속 불거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간접 투자보다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다"면서 "결국 올해 하반기까지 공모주 투자 열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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