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늘면서 현지 기류 급변
기업수 2006년 대비 5분의 1토막
작년 법인 466곳, 감소세 이을듯
기업수 2006년 대비 5분의 1토막
작년 법인 466곳, 감소세 이을듯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14억 인구' 중국에 법인을 세우는 국내 기업 수가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점을 찍었던 2006년(2391개)과 비교해 작년 5분의 1토막이 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50여 개에 그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임금 경쟁력 상실 등 불확실성 고조로 과거와는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 법인을 세운 국내 기업은 모두 53개로 집계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해당 집계는 국내 기업 간 공동투자가 있을 수 있고, 중국 현지 투자자도 포함한다"며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서 회사를 만든 숫자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 법인을 세우고 있는 국내 기업은 2006년 이후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 법인을 세운 한국 기업은 2006년 2391개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2008년 1363개로, 쪼그라들었다. 이후에는 좀처럼 1000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는 466개로 집계됐다. 올해 역시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한 이후 수십 년간 고성장을 이뤄오며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저렴한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 거대한 내수시장 등에 매력을 느낀 각국 기업은 중국으로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실제 WTO(세계무역기구)에 따르면 세계 중간재 총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7년 8.2%에서 2017년 12.3%로 급증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작년 기준 한국의 중국 중간재 수출 의존도가 28.2%로 집계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최근 들어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터지면서 중국의 불확실성은 더 고조됐다. 공급망을 한 곳에 집중했다가 이번처럼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다. 과거와 달리 기업에 우호적이었던 중국 현지 내 기류가 많이 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5년 전부터 중국 내 임금이 급작스레 올랐고, 기술탈취, 환경 규제 등 규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많이 생겼다"며 "산업적으로도 중국으로 진출했던 (국내)기업이 현지 기업과 경쟁 심화로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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