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체계개편안을 올 하반기에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상반기에 추진하려던 것을 코로나19 여파로 연기했다. 논의 일정 자체가 미뤄지면서 연료비 연동제와 같은 좀 더 근본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2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달 추진 예정이었던 전기요금 체계개편안 추진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한전은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변동성 확대 등 변화한 여건을 반영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마련해 올해 하반기 중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정부 인허가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전이 전기요금 체계개편 일정을 미룬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경기침체로 일반가정은 물론 산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섣불리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요인 중 하나였던 한전의 적자상황도 올해 1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깜짝 흑자를 내면서 논의에 힘이 빠졌다.
업계 내에선 오히려 이번 상황을 계기로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석유 등 연료의 가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로, 유가에 따른 한전의 실적 변동폭을 줄일 수 있다. 저유가 시기에는 연료비가 감소해 흑자를 내고, 고유가 시기에는 적자를 내는 일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일정한 금액을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고정형 방식이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요금 체계개편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낮추는 중재안으로도 거론된다. 소비자들도 저유가 시기엔 요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가가 오르면 그만큼 전기요금도 상승한다. 생활과 밀접한 만큼 전기요금 인상 논의 자체에 대한 국민 반발이 커 한전은 2013년 11월을 마지막으로 요금을 올리지 못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연료비 연동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정책제언 보고서를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구입하는 전력구입비가 전기요금에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투자·환경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더라도 2022년부터 영업적자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단순한 요금 인상이 아닌, 전력구입비 연동제와 같은 근본적인 전기요금 체계개편이 필요하다. 연동제가 도입돼 왜곡된 전력소비가 바로잡힌다면 한전의 실적 안정성도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김종갑 한전 사장이 꾸준히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왔던 방안이기도 하다. 다만 한전은 코로나19와 유가 등 변수가 발생한 만큼 보다 신중하게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어떤 방식으로 개편할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2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달 추진 예정이었던 전기요금 체계개편안 추진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한전은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변동성 확대 등 변화한 여건을 반영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마련해 올해 하반기 중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정부 인허가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전이 전기요금 체계개편 일정을 미룬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경기침체로 일반가정은 물론 산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섣불리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요인 중 하나였던 한전의 적자상황도 올해 1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깜짝 흑자를 내면서 논의에 힘이 빠졌다.
업계 내에선 오히려 이번 상황을 계기로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석유 등 연료의 가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로, 유가에 따른 한전의 실적 변동폭을 줄일 수 있다. 저유가 시기에는 연료비가 감소해 흑자를 내고, 고유가 시기에는 적자를 내는 일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일정한 금액을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고정형 방식이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요금 체계개편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낮추는 중재안으로도 거론된다. 소비자들도 저유가 시기엔 요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가가 오르면 그만큼 전기요금도 상승한다. 생활과 밀접한 만큼 전기요금 인상 논의 자체에 대한 국민 반발이 커 한전은 2013년 11월을 마지막으로 요금을 올리지 못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연료비 연동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정책제언 보고서를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구입하는 전력구입비가 전기요금에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투자·환경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더라도 2022년부터 영업적자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단순한 요금 인상이 아닌, 전력구입비 연동제와 같은 근본적인 전기요금 체계개편이 필요하다. 연동제가 도입돼 왜곡된 전력소비가 바로잡힌다면 한전의 실적 안정성도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김종갑 한전 사장이 꾸준히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왔던 방안이기도 하다. 다만 한전은 코로나19와 유가 등 변수가 발생한 만큼 보다 신중하게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어떤 방식으로 개편할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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