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 백신 왜 어려운가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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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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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 백신 왜 어려운가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바이러스 감염병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의 개발이다. 실제로 1950~60년대에 전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냈던 천연두는 1967년 세계보건기구(WHO) 주도로 예방접종을 본격화한 후에 1977년 마지막 환자가 발생했고 1980년 5월 공식적으로 근절이 선언됐다. 이는 천연두가 다른 동물을 감염시키지 않는 특성과 적극적인 예방접종의 성과이다.

백신은 대략 4가지 방법으로 개발된다. 먼저 사백신은 바이러스를 약물로 죽인 다음 투여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으나 사람에 따라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재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바이러스를 계속 반복 배양하여 다양한 변이를 통해 독성이 없는 바이러스를 찾아낸 다음 백신의 타겟이 되는 유전자를 삽입해 배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개발하는데 오랜 시간도 걸리지만 안정성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증돼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

세번째는 바이러스 껍질에 있는 돌기 부분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투여하는 방식이다. 면역성도 충분하고 감염의 위험도 없으나 과잉면역에 대한 우려와 아직은 경험이 적은 신기술이라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핵산인 DNA 혹은 RNA를 투여하여 바이러스 돌기 부분의 단백질을 체내에서 합성하여 면역을 유발하는 방법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고 저장, 보관, 운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실용화가 쉽지 않은 개발 단계의 기술이다.

한 가지 다행한 점은 과거 사스와 메르스 때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다가 중단된 적이 있어 그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과 AI와 같은 발달된 IT기술을 바탕으로 후보 물질 발견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후보물질이 발견되면 우선 동물실험을 거친 다음 사람을 대상으로 3단계 실험을 하게 된다. 우선 임상 1상은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아주 소량을 투여한 다음 조금씩 용량을 늘려 효과가 기대되는 용량까지 늘려도 부작용이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여기에서 통과되면 2상으로 넘어가 조금 더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2 그룹으로 나눠 아무 효과도 없는 위약(가짜약)과 후보물질을 투여한 그룹을 비교하여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효과가 미약하거나 부작용이 발견되면 곧바로 탈락하게 된다. 그 다음에 3상에 들어가게 된다. 보통 1000명 이상의 인원을 대상으로 3년에서 5년 이상의 시간을 갖고 후보 물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단계로 가장 까다로운 과정이다. 3상에서 통과돼야 시판이 되는데 일단 판매가 되면 그 때부터 혹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임상 4상에 들어가게 된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 백신 왜 어려운가


따라서 임상 1, 2, 3상을 모두 마치는데 일반적으로 10년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에는 동물 실험을 생략한 상태에서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여 부작용과 효과를 같이 확인하면서 최종 결과가 아닌 중간 결과만 기대치만큼 나오면 곧바로 임상 3상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 3상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는 미국이 다음달 3상에 들어가고 중국도 곧 2군데에서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6월 19일 보도에 의하면 우한지역 병원에 근무한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장기 항체인 IgG(면역성 검사)를 했을 때 기대했던 25% 대신 4%만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증상이 있어 입원하여 IgG 항체 양성을 확인했던 환자 1470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도 10%에서 IgG가 음성으로 바꿨다고 한다.

현재 베이징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의 경우 초기에 우한에서 발생했던 코로나19와는 유전자가 다르며 그 동안 최소한 6번의 중요한 변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우한 코로나에 걸렸던 환자가 다시 베이징 코로나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백신이 개발돼도 백신의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곧 코로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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