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칼럼] 文정부는 과연 공정한가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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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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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칼럼] 文정부는 과연 공정한가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거듭 말씀드립니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대한민국은 얼마나 공정해졌는가?

최근 국회 상임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윤석렬 검찰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야당 시절과 뚜렷한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국회운영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을 정도의 의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이라 이런 정도 변화는 당연한 것일까? 아니면 공정하지 않은 것인가?

공정과 관련하여 우리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 사안이 병역비리와 대학입시부정이다. 그 이유는 수많은 국민들이 이해관계를 갖는 매우 예민한 부분일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하여 불공정이 심각하게 나타난 사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통령선거에서 낙선 혹은 국무총리 임명과정에서 낙마한 경우도 있고, 최순실 사태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기도 했다.

병역이나 대입이 아니라 하더라도 갑질 논란 등 불공정이 문제되는 사례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매우 예민하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층에서는 이렇게 문제되는 사안들에 대해 묵인하거나 심지어 옹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도대체 왜 그런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금수저 논란이 여전하고, 헬조선이라는 말이 더욱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보다는 다른 요인들이 개인의 성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대한 평가도 다양할 수 있다. 더욱이 모든 사람을 로봇처럼 똑같이 취급하는 획일적 평등은 민주국가에서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하지만 적어도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실적보다도 집안 배경이나 출신 지역, 소속 집단이나 학벌 등이 우선적으로 평가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볼 수밖에 없다.

공정이란 어느 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따뜻하게 감싸주는 어머니가 아니라 엄격한 잣대로 판단하는 재판관이다. 그러므로 공정이란 나에게 유리할 때만 찾고, 불리할 때는 외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불리를 가리지 않고 똑같은 기준이 일관성 있게 적용될 때에만 공정함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에 가장 반하는 것이 '내로남불'이다. 나에게 유리한 것은 공정이고, 나에게 불리한 것은 불공정이라는 생각 자체가 공정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다.

무엇이 진정 공정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용의 공정성에 앞서 과정의 공정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정한 과정이란 어느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은 절차, 일관성 있는 절차를 통해 확보된다. 뒤집어 말하자면,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에게 유리한 절차를 통해 내려지는 결정, 그때그때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결정은 결코 공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힘 있는 사람,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먼저 그 힘을 오남용하지 않아야 한다. 거대 여당이 과거의 국회 관행을 무시하면서 독주하는 것이나, 과거 자신이 비판하던 모습 그대로 검찰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다수의 횡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공정이라는 추상적 단어에 묶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정이라는 지향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 공정을 외면했을 때에는 결국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이다. 과정의 공정성이 무너지고, 그 결과 내용의 공정성이 의심받게 되면, 더 큰 반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음을 인류 역사가 보여주는 것이다.

공정이란 결국 우리 마음속에서 키워서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다. 즉, 우리 마음속의 공정이 더 커지고 뚜렷해질 때, 그리고 그런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대한민국은 더 공정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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