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솔루션·챗봇 1등 책임감 느껴… 언택트 시대 분명한 기회"

시장거품·머니게임으로 발생한 피해, 사회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어
코로나19로 미래 변화 앞당겨져… 고객에 AI·비대면 기술에 확신을 줘야
모든 직원 회사가 잘되길 바라, 진심을 공유하면 회사도 자연스럽게 성장
솔루션, 클라우드 전환… 데이터 유통·글로벌 진출 등 사업영토 넓혀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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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솔루션·챗봇 1등 책임감 느껴… 언택트 시대 분명한 기회"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⑩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코로나19로 인해 챗봇 등 비대면 솔루션 수요가 커지고 있는 지금이 분명 우리에게는 기회다. 비대면 기술과 AI 수요가 커지지만 제대로 가이드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검색솔루션과 챗봇 시장 1위 기업으로 그 역할을 책임감 있게 해 나가겠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는 인터뷰 내내 책임과 내실을 얘기했다. 사회와 산업변화를 진중하게 뒷받침해야 할 기술기업들이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한 채 자칫 시장을 거품과 머니게임으로 끌고 가면 사회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19년 전 과장으로 입사해 와이즈넛에서 2013년 대표이사로 발탁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성장세가 꺾인 회사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그는 7년간 매출과 이익을 가파르게 성장시키며 능력을 입증했다. 와이즈넛은 3400개 고객에 검색솔루션, 85곳에 챗봇솔루션을 공급하며 두 분야 모두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27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지난해 277억원의 매출과 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고객의 고민을 함께 하면서 그들이 필요로 할 때 변화 전략과 아이디어를 함께 내놓는 기획통, 강 대표의 'FM경영'이 있다. 판교 중심지에 위치한 와이즈넛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대담 =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기술기업이 기술변화에 대한 확신 줘야"="코로나19라는 갑작스런 현실이 다가올 미래 변화를 좀더 앞당기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그 속에서 비대면 기술과 AI의 효율성을 보여주고 확실한 확신을 주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강 대표는 코로나 특수를 묻는 질문에 조심스럽게 답변을 내놨다. 과장된 기대감과 떠들썩한 분위기보다는 차분하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사람들 간의 정보교류와 대화를 지원하는 것인데, 지나치게 과대포장 될 때도 있었고 초기에는 SF영화같이 소개돼 불편과 두려움을 준 게 사실"이라면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세상 모든 것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기여하는 게 회사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나이 들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정보와 소통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만들어, 정보를 몰라서 누릴 수 있는 것을 못 누리는 사람이 없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철학 전공…과장으로 입사해 CEO까지=회사는 검색·챗봇솔루션 시장에서 연매출 200억원을 넘긴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 스탠퍼드대 대학원으로 국비 유학을 간 창업자 윤여걸씨가 2000년 5월에 설립했다. 윤 씨는 당시 스탠퍼드대 졸업생 중 똑똑한 사람은 다 창업에 도전하고, 중간 아래만 취업하는 걸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윤 씨는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2001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현재는 중국에서 쇼핑검색 비교사이트 '지쇼퍼'를 운영하고 있다. 와이즈넛의 검색솔루션이 적용됐다.

건국대 철학과를 졸업한 강 대표는 동종 검색솔루션 기업 라스21을 거쳐 2001년 9월 와이즈넛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철학 전공자로 IT기업에서 일하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검색이란 테마가 나와 잘 맞는다. 검색은 근본적으로 컴퓨터공학도 중요하지만 언어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논리학, 형태소 분석, 문법 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챗봇 역시 컴퓨터공학과에서는 배우지 않는 대화, 패르소나, 담론 등을 이해해야 개발할 수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두 영역 모두 언어를 매개로 하니 내 전공과 맞았다"면서 "우리 회사 지식컨설팅사업부만 해도 통계나 수학 전공자 뿐만 아니라 문과 출신과 언어 전공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첫 직장이었던 라스21에서는 GKMS(정부지식관리시스템) 2차 사업 PM(프로젝트매니저)을 맡는 등 사업 수행능력도 인정받았다. 당시 사업을 발주한 행안부에서 새파란 경력의 PM을 앉혔다고 난리가 나기도 했지만, 안정적으로 수행해 냈다. 당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인연을 맺은 게 인생의 자산이 됐다고 한다.

강 대표가 입사한 2001년 당시 와이즈넛은 시장을 주도하던 외산 솔루션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기업의 고객이 와이즈넛 제품을 사도록 만들어야 했다. 기획부서로 입사했지만 대표의 권유로 영업을 맡은 강 대표는 본인만의 스타일로 영업을 밀어붙였다.

◇밥·술 대신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영업="매출과 수주도 모른 채 영업을 시작했지만 해보니 적성에 맞았고 성과도 좋았다. 일단 영업에 대한 접근 자체를 남들과 다르게 했다. 고객이 변화전략과 혁신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 함께 머리를 맞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를 줬다."

그가 준 아이디어가 고객들의 수요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사업성과로 이어졌다. 당시 기업 내부검색은 리스트만 보여주는 식이었는데, 통합검색이란 개념을 처음 내놓고 카테고리별 검색이 가능하도록 만든 게 대표적이다. 네이버 같은 인터페이스를 기관 내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강 대표는 "덕분에 술 한잔 안 마시고도 영업이 가능했다"면서 "다행히 그동안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과 코드가 잘 맞았다"고 말했다.

우선, 행안부 사업경험을 토대로 서울시, 경기도청, 통일부 등으로 기회를 넓혔다. 정부청사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얘기하다 보면 아이디어와 사업기획이 만들어졌다. 공공사업이 급성장하면서 회사는 2006년에 업계 처음으로 매출 100억을 돌파했다. 이후에는 해외사업을 맡았다.

영업부터 기획, PM을 골고루 경험한 그는 입사 전 6개월 간 MIS(경영정보시스템) 구축과 프로젝트 방법론, 프로그래밍언어 등을 배운 것을 밑천으로 프로젝트 현장에서 개발과 DB(데이터베이스) 설계까지 했다.

◇"직원들과 진심 나누니 회사도 성장"=리만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회사가 위기를 맞았다. 2008년 매출이 100억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기업 사업의 매출이 반토막 났다. 그해 다시 공공사업부장으로 복귀한 강 대표는 이후 기업사업도 맡으면서 솔루션사업본부장이 됐다. 회사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은 성장도 더뎠고 이익도 거의 내지 못했다. 검색엔진 시장 1위에서 한때 2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당시 전략기획실장을 맡고 있었는데 1등과 2등은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이 하늘과 땅 차이"라고 밝혔다. 모든 고객사가 1등을 우선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2등이 선택받으려면 일단 값이 싸야 한다는 것. 그러나 싸게 팔면 팔수록 회사는 상황이 더 나빠진다.

2013년 초 당시 상무로 재직하던 그는 악순환을 겪던 회사에 구원투수 격으로 CEO에 올랐다. 파격 인사였다. 강 대표는 "갑작스런 발탁인사인 데다 회사를 성장세로 돌려놔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직원들과 진심과 비전을 공유하면 길이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기적처럼 회사의 숫자가 개선됐다. 첫해인 2013년에 매출이 15%, 영업이익이 430% 늘었다. 첫해 142억 매출을 시작으로 2016년 200억을 돌파했고 작년에는 277억원으로 커졌다. 8년간 평균 영업이익이 13%에 달한다. 2018년과 작년에 각각 39억원과 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직원들의 에너지와 열정을 이끌어내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진심이 첫번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는 자신보다 경영자가 회사를 덜 사랑할 거라고 생각하고, 경영자는 직원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회사가 잘 안 되길 바라는 직원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라면서 "운명공동체이자 '원팀'의 일원으로, 그들이 잘 되고 파이팅할 수 있도록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공감대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고 밝혔다.

◇매년 새해 첫날 아침식사는 직원들과=취임 후 매년 새해 첫날 직원들과 함께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비전과 사업계획을 공유하는 게 대표적이다. 매년 새로운 슬로건을 정해서 함께 외치며 힘차게 한해를 시작한다. 올해 슬로건은 '와이즈넛 2020 매직 300'이다. 판교 사옥 곳곳에 슬로건이 걸려 있었다.

강 대표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매출 200억원을 넘긴 데 이어 작년 277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300억원에 도전한다. 매직이란 단어를 넣은 것은 마술같이 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SW기업에 300억원이란 숫자는 의미가 있다. 이를 달성한 기업은 국내 몇 군데 없다.

그는 "이 이벤트는 대표로서 직원들에게 좋은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이라면서 "평소 고객사나 파트너와는 돼지고기를 먹어도 직원들한테는 소고기를 사주려 한다. 내 입장에서는 직원이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경영 스타일은 담당직원에 권한이양을 많이 하고, 조직원의 컬러와 스타일에 개입하지 않고 인정하는 편이다. 특히 기다려 주는 시간을 중요시한다. 특정 조직이 성과가 좋다가 나빠지면, 그들이 회복하고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게 회사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그 기간에는 다른 조직이 버텨주면 된다. 회사의 비전이 있고, 그 비전에 맞춰 서로가 신뢰를 가지고 함께 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의 경영이 '매직'을 발휘했는지 사업은 성장일로다. 작년 공공분야 챗봇사업 경쟁입찰에서 수주율이 90%에 달했다. 병무청을 비롯해 통계청, 서울시청, 인천공항 등 10여 개 기관에 솔루션을 공급했다. 신한은행에는 챗봇솔루션을 대외 서비스와 내부 업무용으로 공급해 좋은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올해 들어서도 금융·통신 등 대형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다른 솔루션을 쓰던 곳들이 이전 기술 대신 와이즈넛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검색엔진은 완제품 라이선스 판매방식이라 수익성은 좋은 반면 챗봇은 반제품을 가지고 프로젝트성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비교적 낮다. 그러나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기능별 모듈화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비대면 시대 기술로 조력자 역할 할 것"=강 대표는 "몇몇 SI기업들이 와서 놀라는 게 프로젝트 규모에 비해 투입인력이 매우 적다는 것"이라면서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가 쌓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50명 규모인 연구소 조직을 올해 더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기술개발 키워드는 '커뮤니케이션센터'다. 단순한 챗봇엔진에서 한 단계 수준을 높여, 검색, 챗봇, 음성 등 어떤 형태로 접근해도 다 받아서 적절한 데이터를 찾아 던져주는 플랫폼이다.

"비대면 서비스에서는 주문부터 예약, 문의를 사람이 아닌 시스템과 상의해 처리해야 하는데, 어떤 채널로 물어봐도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음성기술을 더 정교하게 만들고, 다른 챗봇과도 연동되고 훨씬 다양한 API(앱인터페이스)와 연결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3D 캐릭터 엔진이나 로봇엔진과도 대화가 되는 기술을 내놓을 계획이다." 사람이 원하는 시간에 여러 방법으로 대화하고 정보를 얻으면서, 그 과정에서 만족과 위안을 얻는 조력자 같은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클라우드 활용해 글로벌·신사업 확장=신사업 전략을 묻는 질문에 강 대표는 "우리의 본질에 집중해 확장하고자 한다. 시작은 클라우드"라고 답했다. 첫 단계로 솔루션을 클라우드로 전환해서, 기업고객만 상대하는 B2B 사업에서 기업과 개인을 연결하는 B2B2C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를 무대로 데이터 유통업을 시작하고 해외 사업도 확장한다.

강 대표는 "자체구축(온프레미스) 시스템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은 글로벌 사업에 제약이 많다"면서 "우리가 잘 하는 것 중 단순한 것만 클라우드에 올려 해외로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2025년 정도에는 해외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게 목표다. 미국 기업의 이스라엘 지사와 작년부터 한·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재단 과제로 한국어 및 다국어 기반 언어처리 연구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CEO로서의 꿈을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없었던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아니라 MS나 애플, 국내 한글과컴퓨터같이 일반인들에게도 존재가 의미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기업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는 대신 투자유치를 통한 엑시트를 목표로, 손익을 제대로 안 따지고 무책임하게 입찰에 참여하거나 사업을 수행한다"면서 "우리끼리 머니게임 하고 제대로 된 시장을 만들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들에 시장을 내주는 꼴"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기본기와 착실한 기술투자를 통해 성장의 열매를 직원들과 나누고, 한국 1등을 뛰어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영토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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