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업계 입장 팽팽…실효성 있는 논의 '제한적'
자본연 "총량규제보다는 핀셋규제"
자본연 "총량규제보다는 핀셋규제"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에 대한 고강도 관리대책을 내달 내놓는다는 방침이지만 ELS 총량규제를 비롯한 구체적인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규제안의 관건이 될 총량규제와 ELS 장내화 추진 등에 대한 갑론을박만 거세지고 있다.
22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ELS 대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가·시장과 협의해 준비되는 대로 발표하겠다"며 "이달 안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글로벌 증시 패닉에 ELS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 사태가 벌어진 것이 ELS 대책의 계기가 됐다.
대책의 일환으로 알려진 ELS 총량규제는 증권사의 ELS 발행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로 한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자기자본 대비 ELS 잔액비중이 이미 목에 찬 일부 증권사들은 ELS 발행이 제한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월 충격은 시장이 어느 정도 ELS에 대한 위험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게 맞다"면서도 "규제수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총량 규제라면 사실상 ELS를 하지 말라는 건데 과연 투자자들에 이를 대체해 내어줄 상품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총량규제보다는 자체헤징 비율을 줄이고 백투백 헤지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더 효과적인 만큼 핀셋규제로 우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총량을 규제하는 것보다는 개별 증권사 스스로 관련 손실 위험을 줄이고 해당 손실이 타 금융사로 전이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수립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ELS 기초지수의 녹인 배리어 접근도에 따라 예상되는 원화 외화 마진콜 규모와 주가지수 선물 매도 규모, 여전채 매도 규모 등을 분석하고 임계수준이 넘을 경우 이에 따른 대응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투자자보호를 앞세워 장외에서 거래되는 ELS와 파생결합증권(DLS)을 장내화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독일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ELS를 상장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게 하자는 논의다.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는 ELS의 장외 옵션이 발행사마다 다르고 자체헤지 비용은 물론 보유 포지션 등이 제각각인데다 이색옵션의 이론가격을 매기기가 어렵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이 매겨지더라도 증권사의 상장 의지 여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2003년 ELS 장내화를 시도했다가 한 차례 무산됐다"며 "최근 손실제한형 ETN이 상장 ELS와 비슷한 구조인데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그냥 설명해도 모를 ELS가 상장되면 투자자에 더 위험할텐데 투자자 보호 이슈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은 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시장을 모델로 염두에 둔다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가가 45도 각도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은 구조화상품 시장 투자 유인이 크지 않아 100조원 시장에 머물 만큼 작다"며 "프랑크푸르트 거래소에 상장된 160만개 구조화상품의 성격은 대부분 증권사 신뢰도를 입증하기 위해 선보인 게 대부분"이라고 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22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ELS 대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가·시장과 협의해 준비되는 대로 발표하겠다"며 "이달 안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글로벌 증시 패닉에 ELS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 사태가 벌어진 것이 ELS 대책의 계기가 됐다.
대책의 일환으로 알려진 ELS 총량규제는 증권사의 ELS 발행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로 한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자기자본 대비 ELS 잔액비중이 이미 목에 찬 일부 증권사들은 ELS 발행이 제한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월 충격은 시장이 어느 정도 ELS에 대한 위험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게 맞다"면서도 "규제수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총량 규제라면 사실상 ELS를 하지 말라는 건데 과연 투자자들에 이를 대체해 내어줄 상품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총량규제보다는 자체헤징 비율을 줄이고 백투백 헤지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더 효과적인 만큼 핀셋규제로 우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총량을 규제하는 것보다는 개별 증권사 스스로 관련 손실 위험을 줄이고 해당 손실이 타 금융사로 전이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수립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ELS 기초지수의 녹인 배리어 접근도에 따라 예상되는 원화 외화 마진콜 규모와 주가지수 선물 매도 규모, 여전채 매도 규모 등을 분석하고 임계수준이 넘을 경우 이에 따른 대응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투자자보호를 앞세워 장외에서 거래되는 ELS와 파생결합증권(DLS)을 장내화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독일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ELS를 상장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게 하자는 논의다.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는 ELS의 장외 옵션이 발행사마다 다르고 자체헤지 비용은 물론 보유 포지션 등이 제각각인데다 이색옵션의 이론가격을 매기기가 어렵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이 매겨지더라도 증권사의 상장 의지 여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2003년 ELS 장내화를 시도했다가 한 차례 무산됐다"며 "최근 손실제한형 ETN이 상장 ELS와 비슷한 구조인데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그냥 설명해도 모를 ELS가 상장되면 투자자에 더 위험할텐데 투자자 보호 이슈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은 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시장을 모델로 염두에 둔다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가가 45도 각도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은 구조화상품 시장 투자 유인이 크지 않아 100조원 시장에 머물 만큼 작다"며 "프랑크푸르트 거래소에 상장된 160만개 구조화상품의 성격은 대부분 증권사 신뢰도를 입증하기 위해 선보인 게 대부분"이라고 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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