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전자문서법은 디지털전환의 입구

정완용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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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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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전자문서법은 디지털전환의 입구
정완용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달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전자문서법(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 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전자문서법 개정안과 함께 제안된 전자서명법 개정안의 통과로 21년 간 사용돼 온 공인인증서제도가 폐지됐다. 전자문서법 개정안은 정부가 개정법률안을 제안한 지 2년 반 정도가 지나서 국회에서 통과된 것이다.

법무부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7년 3월 합동 전자문서법 개정위원회를 구성해 1년여에 걸쳐서 전자문서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2017년 말 국회에 제출돼 소관위원회의 자구수정을 거쳐서 마침내 개정 법률이 확정됐다. 전자문서법 개정법률은 종이문서 대신 전자문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 및 전자문서를 서면으로 볼 수 있는 요건을 명확히 했다. 또한 공인전자문서중계자의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자 과기정통부장관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를 공인전자문서중계자로 지정해 전자문서유통을 하게 하던 것을 인증제로 변경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 보완했다.

개정법률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자문서의 개념에 전자화 문서가 포함되도록 정의 규정을 변경했다. 또 전자거래의 개념을 전자문서 등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되는 거래로 변경함으로써 전자적 형태의 정보인 문자메시지, SNS 메시지 등을 포함한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되는 거래가 전자거래에 해당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둘째 전자문서의 효력 및 서면요건을 명확히 했다. 종래 전자문서 효력에 관해 전자문서법 제4조의 규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대법원의 엇갈린 판결이 나온 바 있고 실무에서도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이 불명확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개정법률은 전자문서가 전자적 형태로 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 부인되지 않도록 전자문서의 효력을 분명히 규정했고 전자문서가 문서로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는 서면요건을 별도로 규정함으로써 법적 효력을 명확히 했다. 개정법률이 규정하는 전자문서의 서면 요건은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 전자상거래모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수용한 것이며 전자문서의 열람가능성과 재현할 수 있는 형태로 보존돼 있을 것을 서면요건으로 했다.

셋째 전자문서의 송·수신 시기의 합리적인 조정을 했다. 전자문서가 지정된 정보시스템에 입력된 때 수신된 것으로 간주하던 것을 추정하는 규정으로 변경했다. 스팸메일 차단시스템에 의해 전자문서의 수신이 차단됨으로써 전자문서가 수신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수신자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수신 간주를 추정으로 변경함으로써 반증에 의한 추정 번복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넷째 공인전자문서센터에 전자화 문서가 보관된 경우 전자화 대상문서(원본 종이문서)의 폐기 근거를 마련했다. 사회적 비용과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전자화문서가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되는 경우에는 전자화 대상문서의 노후화 등으로 가독성을 확보할 수 없거나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화 대상문서를 폐기할 수 있도록 개정법률에 근거규정을 마련했다.

다섯째 공인전자문서중계자의 유통증명서 발급주체 인정과 지정제를 인증제로 전환하는 개정을 했다. 종전에는 과기정통부장관이 전자문서유통에 관해 전문성이 있는 자를 공인전자문서중계자로 지정해 전자문서유통을 담당하도록 했지만 개정법률은 전자문서유통에 필요한 설비 및 기술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자를 전자문서중계자로 인증할 수 있도록 해 전자문서유통사업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우리나라 정보통신분야의 향후 과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산업발전의 도약을 이루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아날로그 형태의 정보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및 클라우드 컴퓨팅기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함으로써 4차산업혁명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며 그 핵심에는 전자문서의 이용 활성화에 있다. 지난 2018년 KISA가 조사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자문서 이용률은 공공분야 보다 민간분야의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평균 62% 정도로 집계됐다.

이번 전자문서법 개정으로 국내 디지털 전환이 촉진되고 금융을 비롯한 의료, 제조, 유통 분야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전자문서 이용이 활성화돼 4차산업혁명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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