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방' 르네상스 건축물 대거 등장
'냉정과 열정 사이' 두오모 474개 계단 눈길
'로마의 휴일' 트레비 분수·진실의 입 등 담아
로마·피렌체 배경 이탈리아 영화의 세계
전망 좋은 방
사진=알토미디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차단하고 있어서다.
답답함과 무료함이 지속하고 있지만 간접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바로 영화를 통해서 말이다. 여행지는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이탈리아'다.
지난 11일 재개봉해 실관람객들의 극찬을 받고 있는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전망 좋은 방'은 20세기 초 관습과 자유로운 삶 사이에서 갈등하며 진정한 사랑을 선택하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주인공 '루시'(헬레나 본햄 카터)와 '조지'(줄리안 샌즈)는 여행지인 피렌체에서 인생을 영원히 바꿀 가슴 뛰는 첫 만남을 갖고 로맨틱한 사랑을 키운다. 영화 중반부터 나오는 영국과 상반되는, 활기 넘치고 자유로운 피렌체의 모습으로 가득한 영화 속에는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과 예술로 유명한 '꽃의 도시' 피렌체의 랜드마크가 여러 군데 등장하면서, 여행의 예측 불가함과 운명적인 로맨스가 담겨 있는 이 작품에서 제 3의 주인공 역할을 한다.
영화 시작 부분에 두오모(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의 지붕인 '브루넬레스키의 돔'이 우뚝 서있는 피렌체 시가가 배경에 보인다. 인상적인 장밋빛 돔은 엔딩에서 '루시'와 '조지'의 포옹 신에서 다시 등장한다. 이 외에 아르노 강과 팔라초 베키오 궁전 탑,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넵투누스의 분수대, 산타 크로체 대성당 파사드와 야외 박물관 등이 영화 촬영지로 선택되어 첫사랑의 스토리에 완벽하게 녹아 들어간다.
냉정과 열정 사이
사진=알토미디어
나카에 이사무 감독이 연출한 '냉정과 열정 사이'(2001) 역시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피렌체에서 유화 복원사 과정을 수련중인 '쥰세이' (다케노우치 유타카)와 오래 전에 헤어진 대학 시절 연인 '아오이'(진혜림)가 등장한다. 10년 후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간직하고 있는 두 주인공이 다시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사랑의 형태에 관한 영화로, '아오이'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그녀의 서른 번째 생일에 두오모의 지붕으로 이어지는 474개의 계단을 올라 우연히 재회하는 신이 인상 깊다.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던 피렌체 중앙역과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광장의 메디치 기마상 주변도 주요 촬영지다.
로마의 휴일
사진=알토미디어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할리우드 고전 영화 '로마의 휴일'(1953)은 로마를 방문한 공주 '앤' (오드리 헵번)이 왕실의 제약과 꽉 찬 일정에 지쳐 몰래 숙소를 빠져나갔다가 우연하게 만난 '조'(그레고리 펙)와 즉흥적으로 로마 시내 관광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가 기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앤' 공주는 함께 로마 거리를 활보하며 해프닝을 벌여서 특종 사진 대상이 되어준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생기는데, 영화 속에서는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로마의 상징인 콜로세움 등이 등장한다. 특히 스페인 광장은 '앤' 공주가 즉흥적으로 짧게 커트한 머리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그리고 '진실의 입'에 두 사람이 손을 넣으며 천진스럽게 장난치던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도 유명한 장소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