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철 칼럼] 수레를 막겠다는 교만한 사마귀

장영철 前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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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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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 칼럼] 수레를 막겠다는 교만한 사마귀
장영철 前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자기 분수를 모르고 큰 힘을 가진 상대에게 덤비는 무모함을 비유한 네 글자 고사성어가 '당랑거철'(螳螂拒轍)이다. 사마귀는 힘이 매우 세고 날카로운 앞발과 강한 턱을 갖고 있어 거미, 메뚜기, 잠자리 심지어는 자기보다 덩치가 큰 개구리, 도마뱀도 잡아먹는 사냥의 명수라고 한다. 그런데 사마귀가 아무리 사냥의 명수라고 하더라도 지금의 자동차 격인 수레를 그것도 왕이 탄 수레의 행차를 막아서서 깔려 죽는 무모한 행동을 할 가능성은 사실 없다. 오히려 인간이 자기의 힘을 과신하고 교만해지면서 비정상적인 판단과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러한 인간들이 지도자가 되면서 재앙을 낳았던 역사적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고대까지 갈 것도 없이 현대사만 보더라도 히틀러, 스탈린, 모택동, 폴 포츠 등과 같은 인물들이 권력을 잡은 후 광기를 보이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다가 역사의 수레에 깔려 사라졌다. 회계 부정을 저지르고 소비자를 속이는 등의 탐욕을 부리다가 망한 기업의 사례는 더욱 많다. 옛 선인들은 인간의 이러한 속성을 꿰뚫어 보고 사마귀의 우화를 통하여 인간이 권력에 취해 교만해지는 것을 경계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무모하게 수레에 덤비려는 사마귀처럼 힘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집단들이 마치 전염병처럼 대거 나타나고 있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집단이야 선출한 권력이니까 그렇다 쳐도 국민이 선출하지도 않은 집단들까지 덩달아 권력기관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어 국민들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들은 공정과 평등, 정의 등의 잣대를 무기로 자기들이 절대선인양 다른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비판하고 정의의 화신인 것처럼 행세해 왔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볼 때 이들은 실상은 자기 이익을 위하여 약자를 이용하는 불공정하고 불의한 위선자들임이 밝혀졌다. 수 많은 비판에도 당당하게 맞서는 태도는 이들의 정신상태가 '사마귀가 수레에 맞서는' 정도로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사건이 워낙 많아서 일일이 다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유명한 사건만 거론해도 제법 된다. 자기 자녀의 부정입학을 위하여 증명서를 위조한 것이 밝혀졌음에도 별 것 아닌 일로 사람을 괴롭힌다고 주장하는 데 왜 별 것 아닌지는 아예 설명하지 않는다. 다른 정상적인 학생들의 입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반성과 미안한 감은 찾을 수도 없다. 도시개발계획 정보를 미리 입수하여 투기하다가 탄로가 나자 주민을 위하여 도시를 미화하려는 고귀한 행동이었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내가 하면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우기는 배짱이 놀랍다.

일본군에게 고난을 당한 위안부 할머니를 '앵벌이'처럼 이용하여 돈벌이하다가 탄로가 난 자들의 행태는 정말 압권이다. 후원금을 어디에다 썼는지 회계자료를 발표하면 해명될 일을 가지고 자기네들을 비난하는 자들이야말로 친일파라느니 또 자기네들이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한 공적을 폄훼하고 일본에 좋은 일 시키는 자들이라느니 하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같은 민족이라고 믿고 의지하다가 이용만 당한 할머니들이 더욱 불쌍해진다. 이렇게 굳건한 '내로남불'정신을 가진 자들의 말도 안되는 해명으로 국민들의 의혹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국민들은 불의의 화신인 이들의 실체를 보면서 이들이 정상인과는 확연히 다른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게 된다.

정치권으로 눈을 돌리면 더욱 가관이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얻자마자 과거 자기들이 소수당일 때 그토록 주장하던 국회운영의 오랜 관행을 깨뜨리고 소수를 무시한 채 국회를 운영하겠다고 한다. 바야흐로 의회 독재의 서막을 알리는 행태이며 그토록 민주를 외쳐온 집단이 할 일인가 싶다. 국민들이 염원하는 화합 정치는 앞으로도 실현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일자리 정부라고 선언하였지만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을 핍박해 경쟁력을 약화시키면서 좋은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들고 있다국민의 세금으로 임시 일자리를 잔뜩 만들어 놓았지만 어려운 사람들의 소득은 날로 줄어들면서 소득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재정지출은 크게 늘렸지만 이를 뒷받침할 세금수입은 감소해 나라의 빚만 잔뜩 늘어나고 있다. 막대한 빚을 물려받게 되는 미래세대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가관인 것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무작정 따라다니면서 잘하건 못하건 진실과 관계없이 무조건 지지하고 환호하는 집단이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덧 우리 사회는 옳고 그른 것보다 같은 편인가 아닌가가 중요해지는 분열된 사회로 변하고 있다. 경제발전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힘자랑하는 교만한 사마귀를 제어하면서 국민이 미래를 내다보고 합심해 나가도록 정신자세를 다시 가다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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