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국회의원에게 고견을 듣는다] "규제 부러뜨려야 `국민기본소득` 도입… 고민의 핵심은 경제성장"

복지·성장 날개 같이 커져야… 기업이 지고 있는 '고용 모래주머니' 내려놓게 해야
증세 논쟁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 고소득자 증세보단 불로소득 과세 강화해야
3차 추경으로 만들겠단 55만개 고용, 세달치 최저임금 받고 끝나는 '쓰레기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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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국회의원에게 고견을 듣는다] "규제 부러뜨려야 `국민기본소득` 도입… 고민의 핵심은 경제성장"
조정훈 국회의원·시대전환 원내대표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조정훈 국회의원·시대전환 원내대표


"우리 당과 저는 규제를 부러뜨릴 겁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정치는 '문제풀이 정치'입니다. 한 번 시작한 것은 끝장을 보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지난 20대 국회는 19대 보다 훨씬 많은 9000여건의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바뀐 게 있나요? 법과 제도는 변화의 틀이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문제를 부러뜨리는 데까지 가야 합니다."

21대 국회가 과연 세비 값을 할 것인지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다. 시작부터 파행인 걸 보면 글렀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적잖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21대 국회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의원이 있다.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이다. 비록 원내 국회의원 1인 정당이지만 시대전환은 지난 총선 막전막후 화제를 뿌렸다. 그 중심에 시대전환 공동대표였던 조정훈 의원이 있었다. 세계은행 출신의 국제개발전문가요 통일문제 전문가로서 '플랫폼 정당'이라는 제3지대 정치세력화를 추구해온 점에서 기성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을 잡아끌었다. 조 의원과 시대전환이 시선을 끈 결정적 계기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월 재난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가장 먼저 제안하고서다. 그 뿐 아니라 코로나 디지털뉴딜도 맨처음 제기했다. 그 두 가지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코로나뉴딜로 정책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합비례정당을 만들면서 참여를 적극 요청한 것도 시대전환의 이런 '스펙' 때문이다.

조 의원을 인터뷰하기로 한 것도 시대전환의 이런 놀라운 '의제세팅 순발력'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시대적 맥락에 딱 들어맞는 발상을 한발 앞서 하려면 여론을 읽는 '촉'과 '기본바탕'이 있어야 한다. 조 의원과 시대전환은 이론적으로 연마돼 있었다. 30·40대 청년 세대가 주축인 시대전환은 그 구성원들이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10~20년의 전문성을 쌓은 이들이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우리 삶에서 느끼는 생활의 진보를 지향합니다. 이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저희 세대와 우리 후배 세대들은 이념으로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영으로 나뉘어 세력을 형성한 기존 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지양합니다. (중략) 기본소득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입니다. 재원 확충이 과제지만 우리 당은 증세는 최후의 수단으로 봅니다. 쉬운 길을 찾지 않습니다. 우선은 세원을 넓히고(면세자 범위 축소) 기업을 발목잡는 모래주머니(규제)를 덜어주어 더 많은 이익을 내도록 함으로써 파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조 의원은 기본소득제 논의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고 단정했다.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원에 대한 대책도 제시했다. 그는 혁명적 규제혁파를 제안했다. 당장 네거티브 정책으로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의 혁파를 위해선 공공부문의 개혁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과 정부 역할이 늘어났지만 미래는 자율이 특징인 플랫폼 경제로 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수 백년 동안 국가는 '수탈적 지위'에서 주연을 담당했는데 앞으로는 주연을 성공시키는 훌륭한 조연의 자리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국회 의원실에서 가졌다. 공공기관 에어컨 가동 온도를 충족시키지 못해 후덥지근했다. 보좌진들의 사무공간은 선풍기가 있었지만 조 의원방은 선풍기 하나 없었다. 조 의원은 "더우시죠?"라며 미안해했다. 또 하나 눈에 띄었던 점은 조 의원을 포함해 의원실 사람들이 서로 '○○님'으로 이름 뒤에 님을 붙여 호칭한다는 거였다. 보좌진에 시대전환 출신들이 동지적으로 모였다고 들었는데 빈말이 아니었다. 조 의원은 그를 두고 '시대전환은 원팀이니까'라고 했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 또 국민들 자존심에 상처를 냈습니다.

"두고 두고 역사에서 회자될 겁니다.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거라고 봅니다. 저는 더 걱정인 것이, 이 게 끝이 아닐 거라는 겁니다. 북한은 지금 봉쇄당해 있고 코로나도 꽤 번졌을 것 같고, 김정은 위원장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체제의 위기에 처해 있는 건 아닌가 보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면, 국가와 국민의 감정선을 세게 건드리면 대립은 피할 수 없습니다. 역지사지 하는 마음과 대한민국의 국격, 위신의 문제를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화가 나지만, 북한에 대한 분한 감정과 상응한 군사행동이라는 그 사이 공간은 매우 좁습니다. 그 사이에서 답을 찾아내야지요.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시대전환이 북한을 현실적인 '국가'로 인정하고 '좋은 이웃'으로서 협력의 파트너, 비즈니스의 파트너로 바라보자고 했는데, 이번 사건은 그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닌가요.

"지금까지 잘못 설정된 관계가 폭파된 것으로 봐요. 이제부터라도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너무 '민족'에 함몰돼 북한의 불합리한 요구에 끌려다녔습니다. 앞으로는 원칙에 입각한 대화를 해야 합니다. 한미동맹과 국방력 강화를 통한 힘의 균형유지, 일방적 퍼주기 아닌 쌍방 이익의 투자 파트너십, 국제적 스탠다드에 기초한 대화는 시대전환의 대북정책 원칙입니다."

-세계은행 팔레스타인 사무소에서 일 하셨는데, 거기서도 대치 국면의 경험을 많이 하셨겠네요.

"사이렌이 종종 울리죠. 팔레스타인 쪽에서 미사일을 쏘면 예루살렘 근처에 날아옵니다. 사이렌이 울립니다. 방호대피소로 숨어야 되거든요. 제가 사무소 부대표로 있을 때인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더불어시민당 연합비례대표로 당선됐는데요.

"더불어시민당은 연합정당이었고 본가로 복귀했습니다. 시대전환이 갖고 있는 모토는 생활정치입니다. 우리 생활에서의 진보,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하철 타고 가고 싶고, 집 한 채는 가질 수 있지만 두 채 이상 집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매우 엄중한 세금을 때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런 생활의 영역에서의 진보가 앞으로 정치의 핵심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저희 세대, 우리 후배 세대들은 이념으로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사고해본 적이 없어요. '보수는 죽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념은 죽었는데 아직도 진영으로 자기들 부활을 꿈꾸는 세력이 있기 때문에 답이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은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정치세력화가 너무 미약해요.

"그래서 저희는 작지만 미래 어젠다를 선점하는 정당이 되고 싶었습니다. 재난기본소득도 저희가 제일 먼저 제안했습니다. 김경수 지사, 이재명 지사가 받아서 막 치고 나가셨잖아요. 그 때 저는 민주당이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정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총선 공약은 안 되더라고요. 그 때 언론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40% 안 됐는데 지금은 48%까지 나오고 있지요? 총선 공약이 안 되는 것을 보면서 민주당도 과거 세력이 있고 미래 세력이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시대전환에서 한 템포 빨리 움직여서 미래 의제를 치고 나가자고 생각한 겁니다. 정의당에 무슨 '데스노트'가 있다고 하는데, 저희 시대전환은 저희가 떠드는 의제가 사회적으로 곧 의제가 되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갖습니다. '코로나 디지털 뉴딜'도 저희가 제일 먼저 시작했습니다."





-책임을 져야 하는 정당이 아니라서 좀 급진적인 제안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평가절하 하는 사람도 있어요.

"내일(18일)도 기자회견을 합니다. 기본소득, 코로나 누딜에 이어 세 번째 정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움직이는 겁니다. 플랫폼 경제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플랫폼 경제가 미래형 경제의 대표적 모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경제를 키우는 데에 집중해야지요. 우선, 한국형 토종기업과 외국 다국적 기업간 역차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플랫폼 노동에 참여하는 국민들의 처우개선에 관한 문제입니다. 라이더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분들이 지금 보험이 없습니다. 보험이 있긴 있는데 너무 비싸요. 대림 오토바이 기준으로 오토바이 한 대 가격이 200만원 하는데, 그 오토바이 1년 보험료가 1200만원입니다. 아무도 못 들지요. 외제차 보험료보다 비쌉니다. 생각해 보면 비 오는 날, 바람 부는 날 나가기 싫어서 치킨 배달 시켜먹는데, 그것을 딜리버리 해주는 분은 우리 사회 가장 약자임에도 보험이 없다는 것이거든요.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일 대림오토바이와 보험회사 분들과 같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사회적 약자를 들자면 라이더 분들만 있는 게 아닌데요.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향하는 것이 '문제풀이 정책'입니다. 우리는 문제를 잡으면 끝까지 풀어드린다는 각오입니다. 왜냐하면 법안발의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 않거든요. 20대 국회 때 2만5000건 발의했고 9000여건 통과했는데, 통과한 법안도 19대 보다 훨씬 늘어난 거거든요. 그런데 세상 좋아진 거 없어요. 법안이 문제가 아니고요, 법안이 대부분 시행령으로 해결하거든요. 그러지 말고 우리는 '법과 제도는 변화의 한 축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문제를 부러뜨리는 데까지 가야 한다'고 하는 겁니다. 사회적 약자로서 그 다음 중요한 플랫폼 부문이 대리 운전하시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이 경력증명서가 없습니다. 대리운전 회사에 가입했다가 탈퇴하면 앱이 폭파됩니다. 앱이 없어지고 내 모든 기록이 사라집니다. 이게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게, 감정적 심리적 허무함도 있지만 노동을 한다는 '노동자성'을 인정받을 수가 없는 겁니다. 소액대출도 안 됩니다, 경력증명이 돼야 하는데. 투명인간 거지요. 그래서 플랫폼 노동자들의 경력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급합니다."

-그 과정에서 없던 인력관리 노하우와 새로운 직군이 생기겠군요.

"예, 데이터에 관한 얘기입니다. 국민들이 신용카드, SNS를 사용하면서 쌓이는 데이터가 인포메이션이 되고 인포메이션이 쌓여서 위즈덤이 되지 않습니까. 그 위즈덤은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냅니다. 거기에 가장 기초적인 데이터는 우리가 만드는 거거든요. 거기에 대한 보상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파고 파고 들어갔더니 현행법상 데이터는 사고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닌 겁니다. 누가 누구에게 데이터에 대한 보상으로 돈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카카오 네이버 같은 빅데이터 회사들과 일반 소비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데이터에 대한 얘기로 치고 나가려고 합니다."

-그게 산업정책에 관한 것인데 그래서 국회 산자위에만 올인(복수 상임위를 선택 않고)하기로 한 건가요.

"그런 생각으로 다른 상임위를 신청 않고 산자위에서만 활동하려고 합니다. 대리운전 플랫폼 운전자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약 25만 명이 됩니다. 정부 자료에서 맨날 고용사각지대라고 하는데, 정부도 알고 있거든요. 알고 있으면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답을 내놓지 못하고 얘기만 합니다."

-개원하자마자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1호 법안을 무엇으로 할 것이냐로 설왕설래 했습니다.

"저는 1호 법안은 관심 없고요, 숫자도 솔직히 관심 없습니다. 선배 의원들이 우수의원상 받는 명단을 주더라고요. 상이 이렇게 있는데, 이건 이렇게 하면 받을 수 있고, 저건 저렇게 하면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하세요. 시험족보 주듯이 그러시더라고요. '이거 하나는 타야지' 하는 겁니다. 저는 그런데 관심 없습니다."

-'법안을 많이 발의한 의원보다는 적게 발의한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 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만큼 규제를 덜 만들었으니까'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법안의 숫자는 의원들의 일차 평가지표예요. 그런데 국회가 무슨 소세지 공장도 아니고, 소세지처럼 줄줄 뽑아내는 게 아니잖아요. 법안은 천차만별이거든요. 숫자로 평가하는 때는 지났다고 봅니다. 의원들이 놀지 않느냐. 그러면 선거로 심판하면 되는 거고요. 저는 열심히 일하는데 허망한 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규제개혁에 대해서는 시대가 많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사회와 국가가 전환되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직도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데, 그 간극을 좁히고 싶은 겁니다. 국가는 세상을 예측하고 처방전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전제에서 시작합니다. 공무원이 주연이 아니라 조연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겁니다."

-주연과 조연의 역할전환이 시대전환인 셈이네요.

"주연이 조연의 자리로 나와야 된다는 겁니다. 당연히 그 주연은 민간이 되겠죠. 기업, 혁신가, 청년들이 이제 주연의 자리로 나오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공무원 제도라는 수백년 이상 지속된 막스 베버의 시대는 이제 끝났는지 모릅니다. 1, 2년 순환보직하는 공무원들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초고도화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겁니다. 1,2년 일해 가지고 무얼 알겠습니까. 그냥 귀동냥으로 듣고 조금 있다가 승진해서 다른 데로 가고 그래서 장관이 되고 하는 시스템에서 어떻게 초고도화된 세상에 대처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불가능하지요. 어떤 사업자가 와서 국가에 이런 사업을 하게 해달라고 할 때 사업을 하면 발생할 수 있는 작용, 부작용을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면, 사업자는 부작용을 얘기하지 않을 거고 공무원들도 이걸 예측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다 허용하자는 겁니다. 네거티브 규제정책도 그래서 나온 거고요."

-코로나19 감염사태로 국가의 역할과 개입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것과는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요.

"국가는 대응능력, 어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응능력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민간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다 허용하자는 겁니다. 만약 뜻하지 않는 부작용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령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본다면, 국가가 대응을 해야지요. 그게 국가의 역할입니다. 모든 것을 국가가 선제적으로 된다, 안 된다 가르마 타는 것을 하지 말자는 겁니다. 처방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자는 겁니다. 그러니까 국가는 조연의 역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거예요. 지금 기재부도 조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3차까지 총 추경액 59조원 포함 570원 이상의 재정 투입이 예상되는데, 그런 큰 정부가 조연의 자리로 만족할까요.

"정부의 역할은 세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돈을 쓰는 것, 두 번째는 인력운용과 인재의 배분, 세 번째가 어젠다 세팅이라고 봐요. 재정은 말할 것도 없이 국가의 전유물이고 인재도 우리 청년들에게 물어보면 공공부문이잖아요. 최고의 인재들을 지금 공공기관이 빨아들이고 있어요.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의제도 정부가 더 관여하고 있어요. 우리의 복지 수준이 아직 OECD의 중간 정도 밖에 안 되니까 국가의 역할이 '수탈적인' 국가, 국가가 뺏어가기만 하는 국가로 돼 있어요. 다만 돈을 쓰는 과정에서 국민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합니다. 제가 선별적 복지를 반대하는 이유는 복지제도의 이면에 있는 인간적인 면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지금 국민들이 복지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나의 비참함을 증명해야 하거든요. '나는 가난하다, 나는 직장에서 잘렸다, 나는 고아다.' 이런 것들을 증명해내야 하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객관적으로 온천하에 드러내야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왜 그래야 할까. 우리가 내는 세금인데, 그래서 기본소득에 동의하는 겁니다. "

-시대전환이 총선 전 재난기본소득을 제안하면서 기본소득제 논란에 불을 댕긴 것으로 아는데요.

"기본소득이라는 사회적 '쿠션'을 누리고 사는 세상, 국민이기 때문에 국가경제가 부담할 수 있는 최대치를 받음으로써 국가는 더 이상 수탈적 존재가 아니라 보호해주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면서 사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정운용이 그런 식으로 가야 합니다.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너의 비참함을 증명하라'는 데서 국민이면 당연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는 거로 접근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공무원이 될 수 없지 않습니까. 공무원이 되려는 것은 직업의 불확실성 때문이거든요. 요즘 청년들이 결혼을 안 하는데, 공무원 9급, 7급, 5급 시험 준비하는 데도 기인합니다. 또 계층 이동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공무원이 되면 또 공무원과 결혼을 합니다. 만약 부부가 9급 공무원이면 안정성이 평생 보장이 되는 겁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공무원이 되려고 기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겁니다."

<기사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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