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외교 성공 확률은 제로"
폼페이오 무시 발언도 담아
"회고록 집필과정 법률 위반"
트럼프 출간 연기 민사소송
폼페이오 무시 발언도 담아
"회고록 집필과정 법률 위반"
트럼프 출간 연기 민사소송
EPA=연합뉴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마침내 공개됐다. 1년 반 동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볼턴이 백악관의 속살을 공개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한 달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외교 성공확률은 '제로(0)'라고 언급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으로 폭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북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비하하는 쪽지를 보냈고, 미북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통화를 듣고 심장마비가 온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했다고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집필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다며 비난했다. 백악관은 볼턴의 회고록 출간을 연기해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회고록은 23일 나올 예정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볼턴 전 보좌관의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 일부 내용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도중 볼턴 전 보좌관에게 몰래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쪽지를 건넸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쪽지에 "그(트럼프 대통령)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대해 NYT는 스스로를 변함없는 충성파로 자처하는 최고 참모들마저 등 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저서에서 미북정상회담으로부터 한 달 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외교를 가리켜 "성공할 확률이 제로(0)"라고 일축했다고 적었다. 북한이 대남 위협을 강화하고 미북 긴장 고조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정상회담 진정성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한 달 뒤면 폼페이오 장관이 3차 방북에 나섰다가 빈손 방북 논란이 일었던 시점으로 추정된다. 6월 12일 미북정상회담 후 폼페이오 장관이 7월 6∼7일 방북했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도 불발됐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태도를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분리하려 애를 써왔다.
볼턴의 회고록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최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등 뒤에서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례가 상당수 들어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마친 후 폼페이오 장관이 대화를 끌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이 무시했다고 전했다.
당시 폼페이오는 중동에서 전화통화를 들었는데 심장마비가 온다는 농담으로 경멸을 표현했다. 볼턴 전 보좌관 역시 죽음에 가까운 경험이었다고 조롱했다.
WP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고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는 선물을 주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
WP에 따르면 회고록에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오간 대화가 광범위하게 기술돼 있다고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세부사항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싱가포르 회담을 단순히 '홍보행사'로 여겼다고 혹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게 알맹이 없는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승리를 선언한 뒤 그 지역을 빠져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집필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다며 공세를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과 관련, "간단히 말해 그는 법을 어겼다"며 "이건 극비사항"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을 그의 행정부에서 임명했을 당시에도 '가망이 없는(washed up) 사람'이었다고 맹비난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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