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1분기 전입액 2조원대…교보생명도 1조원대
변액보험 비중 높은 메트라이프·푸르덴셜도 늘어
농협생명, 저축성보험 만기도래로 책임준비금 환입
한화생명, 개선명령 LAT평가 결과 관심
시장금리 하락으로 생명보험회사의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이 높은 대형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일부 외국계 보험사도 금리 민감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의 올 1분기 책임준비금 전입액은 5조6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1058억원 대비 1조5299억원 증가했다.
올 3월과 5월 연달아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주가가 떨어지면서 책임준비금 전입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삼성생명의 책임준비금 전입액은 2조원이 넘었고,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1조395억원, 9471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메트라이프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각각 3356억원, 2351억원의 전입액이 발생해 당기 비용이 증가했다.
출처=생명보험협회(단위:백만원)
변액보험 비중이 높은 메트라이프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증시 하락에 준비금 전입액이 늘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1분기 주가하락과 금리하락으로 인해 보증준비금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이 1전년 대비 83%(518억원) 감소한 104억원을 기록했고 푸르덴셜생명도 같은 요인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529억원 대비 90% 줄어든 50억원에 그쳤다. 푸르덴셜생명 측은 1분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급락과 투자손실에 따른 보증준비금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NH농협생명은 과거에 판매했던 장기저축성보험 만기 도래로 2054억원의 환입액이 발생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10년 전 저축성보험 판매실적이 좋았는데 해당 보험의 만기가 도래해 향후 1~2년간 보험금 지급이 계속될 전망"이라며"만기도래로 환입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책임준비금 전입액이 늘어나면서 상반기 책임준비금 적정성(LAT) 평가 결과도 부담요소다.
금융감독원은 매년 상·하반기에 보험상품에 대한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2023년 신 국제회계기준(IFRS17)에 앞서 부채 증가를 단계적으로 준비하도록 설계된 제도다.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는 현행 시장금리와 사망률 등 계리적인 가정을 전체적으로 반영해 산출되는데, 부채 할인율(시가평가)이 매년 하락해 금리민감도가 높은 보험사의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실물경제에 대한 하방리스크가 부각되면서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하락해 책임준비금평가 금액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LAT평가에서 삼성생명은 금리확정형 유배당 상품의 보험료 결손금액이 21조원 발생했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2018년 결산 시기보다 결손금액이 증가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금리확정형상품 결손액은 각각 8조원, 6조원대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단위:백만원)
한화생명은 지난해 LAT평가 후 금감원으로부터 책임준비금 평가·리스크관리체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개선명령을 받았다. 생보사들의 책임준비금 부담은 새로운 대안이 생겨날 때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공동재보험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외국계 재보험사가 보험사의 확정형상품을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은 책임준비금과 별도로 재무건전성준비금 제도를 시행해 단계적으로 부채 시가평가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책임준비금 시가평가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금리 하락으로 부채가 확대돼 상반기 비용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